욕하면서 닮는다

2006. 8. 30. 오후 4:19:58

글자

그때에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마태 23,27-­32)

 

 

 한밤중에 벨소리가 울리더니 술 취한 여인의 푸념이 쏟아진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지난날 자신을 미워한 아버지가 밉고 그런 아버지를 닮은 자신이 또 밉다고 울먹인다. 여인은 결혼할 때 양가가 마련해 준 전세금과 혼수 가구를 지난 15년간 이 일 저 일 전전하느라고 야금야금 다 까먹고 친정 돈을 빌려 낡은 집에 월세로 살고 있다. 남들은 결혼 햇수가 늘면서 재산도 는다는데 여인은 오히려 그 알량한 재산마저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들 부부는 한 가지 일을 지긋하게 하지 못하고 힘들면 그만두기를 거듭하여 지금은 조그만 가게를 하면서 양가에게서 한 푼 두 푼 받아서 간신히 살고 있다. 둘 다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곤란을 견디는 끈기와 자존심을 수그릴 겸손이 부족하다. 여인의 친정아버지도 그랬다고 한다. 좋은 기술이 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또 힘든 것을 못 견디고 한 직장에 오래 있지 못해서 가장 역할을 못하고 궁핍하게 살았다. 반면 다른 형제들은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기보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안정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다. 그런데 여인은 아버지를 ‘욕하면서 닮았다’.
성덕은 악습을 연구하여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거듭 실천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은 ‘좋은 습관’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율법학자들이 자기 조상의 잘못을 들추어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려는 것을 불행하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도 남의 잘못이나 부족한 점을 밝힘으로써 자기도 모르게 악습을 쌓느라 정작 좋은 것을 습득하는 성덕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김보경 수녀(전교가르멜수녀회)

댓글 1

  • 2006년 8월 30일 오후 4:20

    주님의 진리안에서 주님 말씀에 귀기울이며 이웃에 대한 나쁜 말은 절대 하지 않게 하소서. 침묵의 중요성을 알게하시고, 입을 조심하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