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파악

2006. 9. 7. 오후 8:25:15

글자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1­-11)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델피의 신탁으로 이렇게 외쳤다. “너 자신을 알라!” 사실 자신을 아는 것, 이른바 주제 파악을 잘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일에서 자신의 주제를 아는 것은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제를 모르고 어떤 일에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아 왔다. 그것은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느님 앞에 자신의 주제를 알고 분수를 알아야 신앙생활도 잘 할 수 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게 된다. 적어도 고기 잡는 일에는 어부인 자신이 목수인 예수님보다 한 수 위여야 했다. 그런데 갈릴래아 호수에서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을 때 예수께서는 “깊은 데로 배를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하고 말씀하신다. 그전에 호숫가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은 베드로는 반신반의하면서 예수님 말씀대로 그물을 친다. 결과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 엎드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하고 고백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그 엄청난 사건 앞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자신의 주제, 정말로 보잘것없고 죄스러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바로 그 주제 파악으로 그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나는 주님 앞에 어떠한 존재인가? 그분 앞에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가?

 

한만옥 신부(의정부교구 백석동 천주교회)

댓글 1

  • 2006년 9월 7일 오후 8:25

    항상 이 미천하고 부족하디 부족한 저를 당신 품으로 이끄시는 사랑과 자비의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