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요한 1,45-51)
나와 기본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대부분인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본의 아니게 공동체 안에서 애물단지가 되면서 열등감에 빠졌다. 가족과 살 때는 착하고 무던하고 욕심 없는 아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어느날 2박 3일 집단상담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일정이 끝나갈 무렵 지도 선생님께서 “지난 며칠 보았는데 수녀님은 참 무리 없고 무던한데 왜 공동체에서 그렇게 비난을 받고 어려우셨을까요?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요” 하셨다. 순간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마음 깊은 곳에 있던 18년간의 응어리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스스로 ‘나쁜 죄인’이라 낙인찍었던 것을 지우고, 나는 그들과 다를 뿐이므로 서로 수용하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의 치유와 자유로움을 느꼈다.
오늘은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이다. 성서학계에서는 요한복음에 나오는 나타나엘과 동일인물로 본다. 무화과나무는 평화를 뜻하며 잎이 무성하고 그늘이 많아서 그 아래 앉아 명상하는 것이 유다인의 관습이었다. 분명 나타나엘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필립보의 말을 보아 그는 모세와 율법이 기록한 분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예수께서 그의 이런 심중을 꿰뚫어보시고 그를 ‘참된 이스라엘 사람,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알아주는 분에게 온몸으로 승복하고 신앙고백을 했다. 나타나엘이 예수님의 단 한 말씀에 세속을 떠나 자유롭게 제자가 된 것은 바로 예수께서 자신을 알아주셨기 때문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