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화요일
그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마태 11,20-24)
돌아보면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모르겠습니다. 서품 피정 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사랑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품상본에 ‘말로 다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라는 구절을 적어넣으며 마지막까지 주님을 위해 살 것을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향한 그 마음이 얼마 가지 않아 타성과 게으름에 묻혀버리고 사제생활은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크나큰 사랑과 반복되는 배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오늘 복음은 “심판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라며, 사랑이 크면 그에 대한 심판도 무거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 앞에 설 때까지 이런 반복되는 삶의 습성에서 벗어날 자신이 없으니 어찌해야 하는지요. 그냥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기대를 걸며 혼자 앉아서 이렇게 중얼거려 봅니다. “하느님, 사실 한번 회개해서 마지막까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신앙인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학교에서도 선생님은 언제나 100점짜리를 가르치지만 학생들의 성적은 70점도 나오고 60점도 나오지 않습니까? 우리 삶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잘 아시죠? 하느님, 60점만 넘으면 낙제를 면하듯이 우리 인생도 그렇게 해주십시오. 하느님, 제 능력으로는 당신 말씀 다 따르기가 벅찹니다. 그러니 그냥 낙제점만 면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아니, 저는 특히 사랑을 많이 받은 자니까 낙제점이 조금 높겠지요? 70점만 살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