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노트북에는 많은 자료들이 입력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은 당연히 제가 써 놓았던 많은 글들입니다.
물론 한 번 쓰고 나면 다시는 보지 않지만, 정성껏 썼든 쓰지 않았든 상관없이, 내가 썼다는 이유만으로 제 노트북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제가 쓴 그 글들이 하드디스크의 용량으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평화방송에서 마지막 녹음이 있는 날입니다. 작년 8월부터 시작해서 올 10월까지 ‘아침창가에서’라는 작은 프로를 진행해왔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지금까지 이 프로를 위해서 써왔던 원고를 살펴보았지요. 1년 넘게 진행을 하면서 무려 400페이지에 달하는 원고입니다. 하지만 이 원고의 용량은 채 2M도 되지 않으면서, 제 노트북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노트북의 입장에서 볼 때도 제 원고 파일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지 하나의 데이터 파일일뿐, 노트북을 움직이는데 꼭 필요한 파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즉, 나만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금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 나 스스로만 중요하다고 그래서 절대 놓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그 과정 안에서 더 큰 상처와 아픔을 겪게 되는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하느님의 진리는 특정한 누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모두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것이 하느님의 진리입니다. 그래서 이 진리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다른 이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나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결국 그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나의 욕심을 통해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순교자들은 죽음까지도 불사하면서 보편적인 진리를 가져다주시는 하느님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과연 어떤가요? 내게만 좋은 것처럼 보이는 이 세상 것만을 선택하면서 점점 주님의 손길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신 주님을 기억하면서, 나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중요한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오늘이 되시길....
- 지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