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긷는 소년

2014. 12. 23. 오전 8:01:49

글자

 

 

   물 긷는 소년

 

       김형풍

 

 

열 세살 때 일이니까

66 년 전의 일입니다

일찌기 어렸을 적에

홀앗이 엄마를 돕기 위해

이른 새벽 어둠을 헤치며 

더듬 더듬 몇 백미터 거리의 우물에서

물을 긷는 소년이 이였습니다

두레박 틀에 올라 서서

두레박 줄을  허리 띠에 잡아 매고

까마 득히 깊은 우물에 잠겨 있는 

희미한 새벽 달과 푸르게 반짝이는 

새벽 별을 퍼 올렸습니다

물 통 두개가 매달린 물 지게를

힘 겹게 지고 일어 난 소년은 

여러 번 쉬면서 비틀 거렸습니다

중심을 잡고 리듬을 잘 타면

끄떡 없지만, 엇 박자가 되면

여지 없이 흔들리는 물 통에서

출렁 출렁 별과 달이 흘러 나왔고

흘러나온 그 만큼 가벼워진

물 통을 지고 다녔습니다

 

 

두레박 틀:두레박질을 하는데 힘이 덜 들게 하기 위해 만든

                   장치로, 납작한 돌이나 나무를 놓아 두기도 한다.

 

  

댓글 2

  • 2014년 12월 23일 오전 11:08

    두레박 틀이란 단어가 생소하여 이미지를 찾아 보았지만 알 수가 없네요. 어릴 적 집 앞에 커다란 우물이 있었습니다. 우물에 두레박이 빠지면 건지려하는 작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두레박을 건져 올리다 중간에 떨어 뜨리면 모두들 아쉬움의 탄성이 나오고 무사히 건지면 모두들 기뻐하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어릴 적 생각에 미소를 지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2014년 12월 24일 오전 11:37

    안녕 하세요, 두리박 틀은 국어대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더듬어 보셨군요, 고운 흔적 남겨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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