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2014. 12. 20. 오후 2:11:33

글자

 

 

 

 

   저녁

 

   김형풍

 

 

저녁 하나,

 

어둠이 내려 앉는 저녁이 되면

초가집 굴뚝마다 저녁 밥 짓는

정겨운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고,

텃 밭을 할퀴며 벌레 잡아 먹으며 놀던

닭들도 잠 자리 찾아 활대로 올라 가고,

 

저녁 둘,

 

찢어지게 가난 했던 가난뱅이 대학생은

새들도 잠 자리가 있어 둥지 찾아 올라 가는데

인심 야박한 서울에서 눈 부칠 곳이 없어

그렁 그렁한 눈망울로 잠 자리 찾아 헤메다가

지친 다리 무겁게 이끌고 자유당 시절

남대문 지하나 서울역 노숙으로 들어 갔던 저녁,

노숙은 지금도 있고, 그 옛날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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