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김형풍
저녁 하나,
어둠이 내려 앉는 저녁이 되면
초가집 굴뚝마다 저녁 밥 짓는
정겨운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고,
텃 밭을 할퀴며 벌레 잡아 먹으며 놀던
닭들도 잠 자리 찾아 활대로 올라 가고,
저녁 둘,
찢어지게 가난 했던 가난뱅이 대학생은
새들도 잠 자리가 있어 둥지 찾아 올라 가는데
인심 야박한 서울에서 눈 부칠 곳이 없어
그렁 그렁한 눈망울로 잠 자리 찾아 헤메다가
지친 다리 무겁게 이끌고 자유당 시절
남대문 지하나 서울역 노숙으로 들어 갔던 저녁,
노숙은 지금도 있고, 그 옛날에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