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事緣) 있기에
걸풍/김형풍
2014년 8월 11일 오후 세시 경
대 낮에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인천행 전철 1호선 도봉산역 철로에 앉아
하필이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
들어오는 전철에 치어 산 산 이 찢겨져 나갔다
무슨 말 못할 사연事緣이 있기에
그 사연辭緣을 밝히지도 못한 채
인내의 한계를 참아 내지도 못하고
겁도 없이 달리는 철로에 주저 앉아
죽기를 작정 했을까,
사지가 토막 나 튕겨져 나가고
뼈가 으스러져 수습도 할 수 없게
흐트러진 시신에서 서러운 붉은피가
세상을 향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누구를 원망하는 죽음인가,
어떤 못된 인간들이
가여운 저 여인을 저토록 처참悽慘하게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눈 뜨고 볼 수 없으리 만큼
끔찍하게 조각난 시신이라서
그녀가 누구인지 조차 알 길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