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 글 신영

2007. 9. 11. 오전 6: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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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신 영 바람이 불고, 하나 둘 투 득 거리며 나뭇잎을 두들기는 빗방울, 그 사이 틈 마른 먼지 푸석이는 황톳길을 적시며 빗물은 하나 둘 그렇게 모여 쌓입니다. 하늘과 땅이 이어지고 바람과 비와 흙이 섞이며 하나로 만나는 신비의 날에 나도 주인공이 됩니다. 당신과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이듯..., 하나인 당신과 함께 이 젖은 황톳길을 걷습니다. 오랜 마른기침 달래며 촉촉한 입맞춤으로..., 젖어드는 퀴퀴한 흙내가 좋아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아주 오래도록 잊어버린 냄새를 찾아 낯선 길을 가며 문득 오래전 기억들을 주어 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에 여린 가지 흔들림이 안쓰러워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하얀 코스모스 앞에 섰습니다. 당신도 이맘때면 하얀 코스모스 길에서 멈칫, 멈춘 발걸음에 그리움으로 있나요? 키 작은 하얀 코스모스 길을 걸으면..., 문득 그리움의 시간이 멈춰 서서 손짓을 합니다. 아름다운 가을 하늘의 말간 햇살로 눈이 부셔서 뜰 수 없는 눈으로 한없이 푸른 하늘을 날고 맙니다. 날다 날다가 지쳐 눈을 뜨면 어느샌가 먹구름 하나가 달려와 시원한 응달을 마련해 줍니다. 가을 하늘에 바람이 먹구름을 싣고 와 비를 만들고 푸석이는 마른 땅에 촉촉한 비로 적셔주면 하늘이 땅이 되고 바람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깊은 대지에 하늘 우물을 만들어 놓습니다. 땅속 깊은 곳에 하늘이 있는 아름다운 신비를...,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는 놀라운 경이를... 바람이 불고 부슬부슬 가을비 내릴 때면 하얀 코스모스 길을 걸어 봅니다. 떨어지는 여린 이파리 파르르 흔들리고 하얀 코스모스 꽃잎 하나 둘 떨어내지만 슬퍼하거나 쓸쓸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꽃으로 피어 열매 맺고 돌아가는 길을 축복해 주기로 했습니다. 하얀 코스모스 피고 지는 길을 걸으면..., 몹시도 그리운 시간이 가슴을 훑여오지만 오래도록 아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아파하는 만큼 당신의 아픔도 크겠기에..., 하얀 코스모스 가을비에 젖어 흔들릴 때면 아리고 시린 마음을 달래며 또 걷습니다. 하얀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가끔은 견딜 수 없는 그리움에 눈물겹지만 그 그리움마저도 사랑이기에 당신을 기다리며 그리워는 해도 염려하지는 않으렵니다. 09/10/2007.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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