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하우스 성당안에 피는 희망 /퍼옴

2005. 12. 9. 오후 5: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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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성당 안에 피는 희망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 된지 2년,
매주 비닐하우스 안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조급하기만 하십니다.
약정된 신축금을 내시기 위해 오늘도 상을 펴놓고 콩을 고르시고 계십니다.
결코 작지 않은 이백만원 팔십이 되신 어머니가 내어야 할 신축금,
물론 자녀들이 주는 용돈을 모아 낼 수도 있지만 어머니는 당신이 손수 농사지으신 노동의 댓가로
신축헌금을 내시기로 하느님께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하신답니다.

큰 아들 같이 사랑하던 신부님이 떠나시고 막내아들 같이 젊은 삼십대 신부님이 부임하여
시골본당에서 혼자 밥을 해먹으며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본당 할머니들은 주일마다 바리바리 콩이며 호박이며 채소들을 날라다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도 당신이 손수 깎아 말리신 곶감을 가져다 주셨답니다.


오랜만에 아버지 기일에 맞추어 본가에 휴가를 왔습니다.
어머니 방안 문갑 옆에 놓인 빨간 돼지저금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흔들어 보니 몇 백 원이나 들어있을까? 신축헌금을 위해 본당에서 나누어준 것인데
오빠 방에 있는 돼지저금통장에는 들 수 없을 만큼 가득한데 당신 통장에는 영 모이지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빠에게 오빠 것에만 넣지 말고 엄마 돼지저금통장에도 좀 넣어드리라고 한마디 하며
가지고 있는 천 원짜리 몇 장과 동전을 넣어드렸습니다.


아침부터 콩을 고르고 계신 어머니는 지난주에 성당에 콩2말 팥1말, 이것저것 5섯 말을 성당에 같다주며
팔아서 신축헌금에 보태 달라고 했는데 비닐하우스 성당안에는 또 다른 할머니들이 갔다놓은 곡식들이 있는 듯.
장날 내다팔기도 어렵고 어쩌다 장날 가져가면 젊은 각시들이 중국산 아니냐며 물어보기만 하고
사주지를 않으니 본당신부님께 알아서 팔아 성당 신축금을 보태 쓰라는 것,
아니면 본당신부님이 주일마다 다른 성당으로 약을 팔러 다니는 것이 안쓰러운 시골 할머니들이 내어놓는 사랑의 선물?
아마 둘 다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이백여명 신자들 중 과반수가 노인들인 성당에 젊은 신부가 부임하여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워
당신들이 할 수 있는 노동의 댓가를 선물로 내어놓으시고 사랑의 온기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비닐하우스 성당 안에서 미사를 봉헌하십니다.


작고 아담한 성당 안에서 미사를 봉헌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원교구 양성성당 교우님들
바램이 멀지 않아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2005년 11월
Happyan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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