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인간사에 있어서 가장 슬프게 만드는 것이 있 다면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물에 빠진 사람을 살려 놓으니 자기 보따리를 내어놓으라는 것처럼, 은혜를 입었지만 그 은혜를 잊어버리고 오히려 배신으로 그 갚음을 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행위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모 습입니다. 미물이라 일컫는 짐승들도 자기가 입은 은 혜를 잊지 않고 언젠가는 목숨을 다하여 꼭 갚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은혜를 모르는 사 람을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만물 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우리 인간들은 입에 달면 삼키 고 쓰면 뱉어버리는 얕은 잔꾀를 부려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열 명의 나병환자들을 낫게 해주십니다. 병이 나은 열 명의 나병환자 중에 단 한 사람만이 가던 길을 멈추고, 즉시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사마리아인에게 더 큰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17,19).” 이 말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구원은 이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선택된 민족인 유다인들 뿐만 아니라, 신앙고백을 하는 이방인들에게도 열려져 있음을 선포한 것입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본다면 하느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전혀 느끼지 못한 나머지 아홉 명의 유다인들은 육체적으로는 건강을 회복하였는지는 몰라도 오히려 구원의 대열에서는 낙오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최종 목표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구원입니다. 구원의 초대에 최고의 응답은 바로 감사일 것입니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인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원하는 일이 아닐지라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여라(1테살5,18)”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하느님의 구원행위를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 중에서 그 어느 하나라도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참된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감사와 믿음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사를 하게 되면 오늘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린 사마리아인처럼 자신을 낮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할 줄 알고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의 삶은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산다는 것은 하느님께 찬양과 흠숭을 드리는 행위인 동시에 예수님께서 베푸신 모든 일에 감사드리는 진정한 신앙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구원의 은혜가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오든지 간에 우리 신앙인들은 배은망덕한 자세가 아니라, 겸손을 통한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실 것입니다. |
대구 김영우 신부님의 강론말씀
2007. 10. 13. 오후 12: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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