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배재승 신부님 강론말씀

2007. 10. 13. 오후 12:45:07

글자
우리가 하는 많은 말 중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보다 더 따뜻하고 부드럽고 편안한 표현은 없을 것입니다. 그 말에는 풍요로움과 기쁨이 담겨있어서,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삶, 그것을 입술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 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치유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사람만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님께 돌아와 발 앞에 엎드려 자신에게 베풀어진 치유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몸이 깨끗해진 사람은 열 사람이 아니었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 갔느냐?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러 돌아온 사람은 이 이방인 한 사람밖에 없단 말이냐?” 하시면서 그에게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알았던 그는 비로소 예수님께 구원을 얻습니다. 살아가면서 참으로 감사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소중한 생명과 하루하루의 시간들, 그리고 가족, 친지, 친구들, 능력과 재능 등등….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그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거저 베풀어주신 선물입니다. 이 모든 선물을 거저 받았으면서도 감사하기보다는 불평하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열아홉 살에 뇌막염을 앓아 앞을 못 보는 중증 장애인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 배영희 시인은 이야기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건강조차 없는 작은 몸이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지을 수 있는 죄악, 피해 갈 수 있도록 이 몸 묶어주시고, 외롭지 않도록 당신 느낌 주시니,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세 가지 남은 것은 천상을 위해서만 쓰여질 것입니다. 그래서 소담스레 웃을 수 있는 여유는 그런 사랑에 쓰여진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분명히 이 시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감사보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합니다. 적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했던 이 시인 앞에서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보다는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번 한 주간을 보내면서, 진정 내가 감사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깊이 생각해 봅시다. 빛나는 태양, 소리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 꽃들, 새들, 그리고 친구들, 부모님, 그리고 바람처럼 언제나 우리를 감싸고 계시는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

진정으로 감사해야 할 것을 발견하는 그 순간 우리의 삶은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하여 더욱 행복해 질 것입니다.

배재승 바오로 신부

댓글 1

  • 2007년 10월 13일 오후 10:31

    yes, s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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