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1주일(나해)

1999. 11. 27. 오후 2: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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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99년 11월 28일

대림 제 1주일 성인 강론 (나해)

 

제 1 독서 : 이사 63,16b-17,19b; 64,3-7

제 2 독서 : 1고린 1,3-9

복     음 : 마르 13,33-37

 

 

형제 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교회는 오랜 전통속에서 대림 제1주일을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경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전례력으로 나해가 새롭게 시작됩니다. 특별히 올 해는 2000년 대희년을 기다리는 마지막 대림시기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것 같습니다.

 

대림이 무슨 뜻입니까? 예, 바로 기다림입니다. 그러면 누구를 기다림입니까? 바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천년 동안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그들 가운데 오신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와 화해시켜 주시고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림시기를 시작하면서 바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오심을 셀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준비하게 됩니다.

 

교회가 대림시기를 새로운 한 해의 첫날로 기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한 해의 첫날이 되면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풀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한 해보다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야지 하며 많은 계획을 짜게 됩니다. 대림시기는 이런 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계획하고 무엇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우리는 새해를 맞아 다시 오시는 주님을 보다 충실히 맞이하기 위한 준비와 다짐을 해야 합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를 향해 먼저 말씀을 건네시고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이십니다. 결코 우리를 모른체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또 주님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시는 날, 바로 재림의 그날까지 우리는 우리 안에 말씀으로서, 또 성찬의 잔치를 통해서, 기도를 통해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올바로 영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대림 제 1주일을 맞으며 생활속에서 보다 충실히 주님의 대림을 준비하도록 마음의 다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이런 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다시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때가 언제 올는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있어라. …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큰일이다. 늘 깨어있어라." 그렇다고 우리가 평생 잠도 안자고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으라는 말씀은 아니지요? 이 말씀은 늘 충실히 그리고 성실하게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살라는 말씀입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한 가지 예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남자가 조그마한 배를 한 척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봄철이 되면 그 배에 가족들을 태우고 호수로 가서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어느 해의 일인데 여름이 지나자 그는 배를 뭍으로 끌어오렸습니다. 그런데 배 밑창에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습니다. 그는 겨울 동안에는 배를 쓰지 않기에 내년 봄에 고쳐야지 하며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대신 배가 상하지 않도록 칠기술자를 불러 배 표면을 말끔히 칠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 봄이 돌아왔습니다. 그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은 한시라도 빨리 배를 타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배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만 호숫가에 가서 놀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호수로 나간 지 여러 시간이 지난 다음 비로소 그는 그 구멍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수영도 채 배우지 못한데다가 노젓는 법도 그다지 능숙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당황해서 부리나케 호수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실컷 배를 타고 놀다가 막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배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배 밑바닥을 살펴보았습니다. 작년 가을에 난 그 구멍은 누군가에 의해 튼튼하게 막아져 있었습니다. 그는 마음에 짚이는 데가 있어, 얼른 칠기술자를 찾아갔습니다. 그가 선물 한 꾸러미를 건네자 그 칠기술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지난 가을 배에 칠을 해드린 값은 이미 받았는데, 이 선물은 왜 가져 오셨습니까?" 그러자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배에 칠을 해달라고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칠을 하면서 구멍까지 막아 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저의 두 아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성실함은 사실 이런 작은 선물 꾸러미 하나로는 결코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칠기술자의 모습이 바로 늘 깨어있는 모습입니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더 받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일에 한없이 충실하고 혹시라도 불상사가 있을까해서 미리미리 조금더 신경을 쓴 것이 결국은 두 아들의 생명을 구한 위대한 행위가 된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바로 이 칠기술자처럼 우리도 매사에 충실히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대림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불시에 우리를 찾아오시는 구세주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온 집안이 청소를 하지 않아 엉망인데 불시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신다면 얼마나 당혹스럽겠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예수님께서 저희를 찾아오신다면 그 때 그 당혹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림 제1주일,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는 언제라도 오시는 주님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영접할 수 있도록 늘 깨어 준비하는 성실한 신앙인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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