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주일(가해)

1999. 10. 24. 오전 10:40:48

1
글자

1999년 10월 24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가해)

- 전교주일 -

 

제 1 독서 : 이사 2,1-5

제 2 독서 : 로마 10,9-18

복  음 : 마태 28,16-20

 

형제 자매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전교주일로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전교 또는 선교는 교회의 지상과제입니다. 바로 부활하고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맡겨주신 지상명령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선교하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선교는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입니다.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할 정도로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이어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사명, 바로 그것이 선교요 그래서 교회의 영혼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2천년 교회 역사 속에서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없었습니다. 다만 선교의 열정과 그 열정을 일깨우고 북돋아줄 구체적인 노력들이 부족했을 뿐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시작되고 진행되면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하나의 모토처럼 자주 등장했습니다. 교회는 급변하는 현대세계에 적응하고자 하면서 왜 굳이 2천년 전의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했을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구체적인 현실속에 적용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초대교회 신앙인들의 선교열정과 신앙의 확신을 본받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는 모토는 단순한 과거지향적인 발상이 아니라, 교회의 참생명을 되찾아 현실에서 보다 풍요로운 꽃을 피우고 그래서 다시 오시는 주님을 향한 교회의 꿈과 희망을 선취하려는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초대교회 안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교회의 생명, 구체적으로 선교하는 교회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사도행전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사도 바오로의 선교사적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선교의 열정에 불탔던 분입니다. 박해자에서 사도로 변신한 바오로는 자신의 전 삶을 자신에게 참된 삶의 빛을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데 헌신했습니다. 그는 당시에 전세계라고까지 표현했던 로마제국 전체를 무대로 복음의 증거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제2독서는 그런 바오로의 심정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15절에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며 감탄하는 그의 표현 속에서 선교를 통한 구원에의 초대와 참여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사도 바울로의 선교방법론 몇 가지를 살펴봅시다. 첫째, 사도 바오로는 당시 로마제국의 제반 여건을 100% 활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식민지배를 위해 잘 닦여진 제국의 도로망과 대도시들을 통해 복음의 확산과 교회 공동체의 성장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신약성서에는 사도 바오로의 서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로마서, 고린토서, 갈라디아서, 데살로니카서, 에페소서 등을 보면 당시 로마제국 내에서 교통과 무역 그리고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바오로는 바로 그런 대도시를 첫 번째 선교대상지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대도시의 복음화를 통해 지방 소도시까지 복음의 물결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했습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근 소도시들의 경제생활이 이루어졌던 것을 교회의 복음화에 원용한 사례입니다. 이렇듯 바오로는 당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정확하게 분석, 적용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했던 것입니다.  

 

둘째로, 사도 바오로는 적절한 대중매체를 잘 활용했습니다. 당시에 가장 대표적인 대중매체라면 글로 쓰여진 편지를 들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결코 어느 한 도시에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갈 길이 멀고 복음의 빛을 기다리는 곳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도시에서 어느 정도 교회 공동체가 자리를 잡게 되면 바로 안주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새롭게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교회 공동체가 새로 접하게 되는 여러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 편지를 통해 가르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전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이는 바오로 자신의 육체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설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셋째로, 바오로는 자신의 처지와 능력을 효과적인 복음선포에 활용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로마제국하에서 로마시민권을 갖고 있던 바오로는 현실적으로 선교여행에 전념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 바오로가 태어난 다르소는 동서 교육의 요충지로서 번창한 상업도시였으며 동방과 희랍과 로마 문화가 혼합된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세계의 학문을 두루 교육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교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는데 다른 어느 사도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겠습니까? 교구장님께서도 앞으로 10여년 내로 복음화율을 세계 평균인 18%까지 올리자고 하셨는데.  먼저 현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본당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 본당 구역내의 고유한 특성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특성에 적합한 선교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한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신앙에로 인도하고 싶다면 무턱대고 성당가자고 해서 모든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그가 어떻게 생활하고,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먼저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현대세계의 가장 큰 장점인 대중매체 또한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서적, 영화, 인터넷 통신 등).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매체는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비록 더뎌 보이지만 나의 복음적 삶이 이웃에게 가장 효과적인 선교매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효과적인 선교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자세가 꼭 필요합니다. 누군가를 인도하고자 한다면 그를 위해 꾸준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그리고 그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이렇듯 교회의 선교사명을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성령의 이끄심을 믿고 행할 때 또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습니다. 보다 효과적으로 구원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우리 각자가 선교사다운 삶과 준비를 하는데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나눔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