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우리도 오늘의 바르티매오가 되어 보자 - 김성규 신부님

2006. 10. 29. 오후 3:44:04

글자

연중 제30주일 2006.10.29.

 

김성규 신부(다대성당 주임)
마르코복음 10, 46ㄴ∼52


자, 이제 우리도 오늘의 바르티매오가 되어 보자


  ‘아름다운 향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예리코는 장미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워도 볼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눈먼 거지인 바르티매오가 겪는 아픔이 아닐 수 없다. 그 때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 예리코를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자, 그는 ‘다윗의 자손 예수님’하고 큰소리로 외쳐 부른다. 자신을 구원하실 수 있는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다는 것(이사야 35, 5)을 믿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예수님께서도 가시던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 오라’ 하신다. 그 분이 당신을 부르시니 용기를 내어 일어나라는 사람들의 말에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나아간다. 그에게 겉옷은 암울했던 자신의 인생을 버티게 해줬던 버팀목이다. 그랬던 그 겉옷을 과감히 벗어 던진다는 것은 도무지 자신을 돌아볼 여력조차 없이 살아왔던 생각의 때를 벗기고, 불쌍한 처지로 그렇게 오랜 세월 살다보니 차라리 그게 능력이 되어 굳게 닫혀버린 마음의 빗장을 과감히 열어 보이는 것 다름 아니다. 바로 그 때, 그는 눈을 뜨게 되고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은 분명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믿음으로 말미암은’ 이 대목에서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어 봄이 어떨까. 우리 : “선생님께서는 그에게로 가시는 대신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부르셨습니다. 왜 눈 먼 사람에게 오라고 하셨습니까?” 예수님 : “그가 나를 불렀고 나도 그를 불렀다. 일을 그렇게 해야 ‘내가 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 : “그래서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예수님 : “그렇다. 그러나 그건 내 쪽에서 할 말이다. 바르티매오가 스스로 ‘내 믿음이 나를 살렸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 : “물론입니다. 바르티매오는 마땅히 ‘주께서 저를 살리셨다’고 말해야겠지요.” 예수님 : “그런데 참 많은 사람들이 말을 뒤바꿔 하면서 살고 있구나.”('예수에게 도를 묻다' 이현주)


  그렇다. 믿음에로 이끄는 분은 하느님의 말씀이시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자비를 청하는 한 사람의 인생과 그 자리에서 이 놀라운 장면을 목격한 많은 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계신다. 이제 그는 구걸하기를 그만둔 정도가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서는 사람이 되었다. 자기를 묶어놓는 생활습관이나 행동양식, 그리고 소유와 집착으로부터 떠나는 사람이 되었다. 자, 이제 우리도 오늘의 바르티매오가 되어 보자.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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