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초점 맞추기 - 이기양 신부님

2006. 12. 2. 오후 12:40:55

글자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하느님께 초점 맞추기

 

제 1독서 : 묵시 22,1-7 (다시는 밤이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    음 : 루카 21,34-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도록 깨어 있어라.)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절친한 친구 두 사람이 늘 함께 붙어 다니며 노름을 하고 술집도 드나드는 등 좋지 못한 짓들을 저지르곤 했습니다. 어느 주일 저녁, 두 사람은 여느 때처럼 여자들이 기다리는 술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마침 교회 앞에 써놓은 강론 게시판에서 ‘죄의 값은 죽음 뿐’이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습니다. 죄의 값은 죽음이라니, 지금 죄를 지으러 가는 길인데 뭐 저런 제목이 붙어 있는가 하는 생각에 두 사람은 영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망설이다가 한 친구는 계속 술집을 가자고 하고, 한 친구는 영 기분이 안 좋으니 가지 말자고 반대를 했습니다. 이렇게 가자거니 말자거니 옥신각신하다가 둘은 갈라져서, 한 친구는 그대로 술집으로 놀러가고 한 친구는 뒤돌아 서서 가는 체 하다가 교회에 들어가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강론을 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하여 깊이 뉘우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살게 되었지요.
   그 후 그 사람은 열심히 공부도 하고 많은 것을 연구하였으며, 후일 미국의 대통령까지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 신문에 그의 취임기사와 더불어 유년기, 청년기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 때 미국의 유명한 교도소에서는 한 늙은 죄수가 눈물을 흘리며 그 기사를 읽고 있었습니다. 왜 눈물을 흘리면서 신문을 읽느냐고 묻는 다른 죄수들에게 그는 “이 사람은 30년 전 내 친구였는데 이제 대통령이 되었고, 나는 이 교도소에서 내가 지은 죄로 말미암아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는 종신형을 받았으니 이런 원통하고 분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하고 말했습니다. 이 일화 속의 대통령이 바로 미국의 22대와 24대 대통령인 클리블랜드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결과입니다. 두 친구가 어찌 이리 다른 결과를 맺었을까요? 삶과 죽음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마음을 바꾸어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인생을 산 친구의 새로운 삶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희망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삶을 아시는 예수님이시기에 오늘 복음에서 과거의 잘못된 삶을 반성하고, 깨어 기도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 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 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21,34-36)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관심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기 전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았다면 하느님을 알고 나서는 하느님을 담고 살아가는 것을 말하지요. 세상일에만 관심을 가질 때에는 하느님은 보이지 않고 세상 것만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욕망을 더 채울 수 있을까만 생각합니다. 욕망에 가려 남이 피눈물을 흘리든, 파멸을 하든 상관하지 않게 되지요. 더구나 하느님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관심이 악한 것에만 쏠려 있기에 선 자체이신 하느님은 볼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혹에 끌려 그 길을 계속 간다면 파멸뿐입니다. 마음을 바꾸어 하느님의 길을 가게 되면 어려운 이웃이 보이고, 나의 말과 행동에 이웃이 얼마나 상처받고 힘들어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 중심으로 바뀌게 되고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람들과 친교를 맺으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깨어 기도하는 삶입니다.

   또한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회개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회개는 그 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개는 술집으로 가던 발길을 하느님께로 돌리는 것처럼 재물과 명예만을 찾던 이 세상에서의 삶에서 마음을 돌려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삶으로 돌아서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이 잘못된 삶인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그 길을 계속 갑니다. 끝없는 음주와 도박이 나와 가정을 파괴한다는 것을 알지요. 욕망을 채우려는 삶이 낭비와 사치를 부르고 인격을 파괴하는 것을 압니다. 남을 속이고 해서 안 될 일을 계속하는 것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도 압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그 삶은 계속되지요. 나에게 남을 비난하고 험담하며, 나쁜 습관이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회개는 이러한 삶에서 완전히 돌아서는 것입니다. 음주와 도박을 끊고, 이기적인 욕망에서 남을 배려하는 삶으로 변화하는 것, 남을 속이는 것을 중단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 이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인간의 성숙은 끊임없는 회개의 삶에서 비롯됩니다. 지나온 일은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사람은 끊임없이 성장합니다. 그러나 반성은커녕 현재의 삶에 안주하여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은 끊임없는 갈증 속에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회개는 결단입니다.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결단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갔듯이, 그 전의 삶에서 완전히 돌아서는 삶이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삶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바로 “깨어 기도하라”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 깨어 기도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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