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파브르 [ 류 해욱 신부님 ]

2006. 10. 29. 오후 3:34:32

글자

극본 번역하고 쓴 서문의 일부인 복자 파브르에 대한 내용을 올립니다.


  주님 안의 벗들


  복자 베드로 파브르는 일반 교우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이지요. 하지만 그는 예수회가 태동하는데 성 이냐시오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직 예수회가 생겨나기 전인 1934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때입니다. 그는 ‘주님 안의 벗들’로서 이냐시오와 그의 여성 동료들이 몽마르트 성당에서 청빈의 삶을 서약하는 미사를 봉헌할 때 유일한 사제로 그 자리에 섰습니다. 매우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타는 청년이었던 파브르는 파리대학교에서 이냐시오를 만나는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파브르는 이냐시오를 자신의 영적 사부로 모시면서 주님의 이끄심에 따라 ‘영혼을 구하는’ 일에 헌신하게 됩니다.


  파브르는 이냐시오와의 만남에 대해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파리대학교에서 만났다. 이와 같은 은총의 만남은 이전에는 결코 없었다. 거룩한 섭리에 의해 마련된 이 만남이 나를 구원으로 이끌어 주었다. 나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겸손해졌다. 우리 두 사람은 같은 책상을 쓰고 장학금을 나누면서 프란치스코와 더불어 한 공동체로서의 삶을 지향했다. 이냐시오는 나의 영적 스승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한 식별에 대한 규범과 방법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식별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고 오직 그것만을 실천할 뿐이다.”


  파브르는 특히 영신수련을 지도하는데 뛰어난 자질을 발휘하게 됩니다. 언젠가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을 주는데 가장 탁월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파브르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파브르는 이에 대해 주님께서 영적 스승인 이냐시오를 통해 자신에게 무한한 은총을 베푸셨다고 회고했습니다. 그 은총들을 깊이 숙고할 때 주님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것을 느낀다고 쓰고 있습니다. 얼마나 깊이 주님과 일치하는지를 보여주는 파브르의 기도문을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의 죽음이

  제게 생명이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 죽으시는 모습 안에서

  제가 사는 법을 배우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분투가 제게 휴식이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인간적인 약함이

  제게 용기가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당황이 제게 명예가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수난이 제게 춤이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슬픔이 제게 기쁨이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비천함 안에서 제가 드높여지게 해 주십시오.

  한 마디로, 당신의 고통 안에서

  제가 축복을 찾게 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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