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음 : 루가 21, 5-11
친애하는 평화 방송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저와 함께 복음 말씀을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초점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와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시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반듯이 종말이 있을 것이며 우리 자신의 종말 즉 죽음에 직면할 때 우리가 한 일에 후회없이 만족할 수 있도록 이 세상에서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야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 자신의 종말에 대해 함께 묵상해 보도록 합시다. 옛날에 땅 갖기를 좋아하는 욕심쟁이가 있었습니다.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땅을 꼭 사곤 했습니다. 왕이 이 소문을 듣고는 그를 불렀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인가?"
"예, 땅을 많이 갖는 게 소원입니다." "그러면 네가 좋아하는 땅을 선물로 주겠다. 여기 이 말을 타고 하루동안 마음껏 달려라. 네가 탄 말이 밟고 지나간 땅은 모두 주겠다."
이 욕심쟁이는 신이 나서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말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도록 쉬지 않고 말을 달린 욕심쟁이가 돌아왔습니다. 큰 땅 부자가 된 그를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부러운 눈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던 욕심쟁이는 긴장이 풀려 말에서 떨어져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사람의 땅은 이 나라의 절반이나 될 뻔했지만 지금 그의 땅은 한 평의 무덤 밖에 없도다.'
친애하는 평화 방송 애청자 여러분!
우리는 권력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욕심, 남에게 인정받고 뻐기고 싶은 욕심, 마음껏 놀고 싶은 욕심, 좋은 집, 좋은 차, 갖고싶은 욕심 등등 하루를 살아가면서 온갖 종류의 욕심이라는 두 글자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욕심을 잘 조절하여 잘 다스리는 것이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길이요 덕인이 되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종말이 올 때 쯤에는 무서운 일들과 기근과 전염병, 지진 등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 개인의 종말에 대해서는 무슨 징조가 없을까요? 애청자 여러분은 모르십니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죽어 본일 없이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형님이 네 분이나 계셨는데 세 분은 이미 작고하시고 한 분은 메리놀 병원 중환자실에서 한 달이 넘도록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 느낌에 형님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마도 자기 삶의 종말을 예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 늘 깨어 준비하는 생활을 하기를 주님께서는 바라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잡는 이야기로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원주민이 자그마한 조롱박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밤과 땅콩 같은 것을 가득히 넣어 가지고 해가 질 무렵에 그걸 커다란 나무에 튼튼히 매달아 놓았습니다. 밤이 되자 뭔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원숭이가 나무에 올라 이 조롱박을 발견하고 조롱박 안에 먹을 것이 들어 있는 것을 안 원숭이는 얼른 그 안에 손을 넣었습니다. 조롱박에는 간신히 손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있었고 이 구멍을 통해 원숭이는 손을 조롱박 속에 넣어 땅콩과 밤을 집었습니다. 그렇지만 구멍이 작아서 땅콩과 밤을 집은 손은 빠지지가 않았습니다. 손을 빼려 안간힘을 쓰지만 손이 빠질 리가 없었습니다.
어느덧 아침은 밝아 오지만 땅콩을 잡은 원숭이의 주먹은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원주민들이 다가와 미련한 원숭이를 사로 잡았습니다. 주먹에 든 먹을 것만 놓으면 손이 빠질텐데 - 그리고 목숨도 건질 수 있었을텐데 - 안녕히 계십시오 내일 또 뵙겠습니다.
천주교 부산교구 범일성당 주임 한영일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