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당신의 왕은 누구십니까[김형중신부님]

2006. 12. 2. 오전 1:46:41

글자

당신의 왕은 누구십니까?

-수원교구 김형중(그레고리오) 신부-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은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요한 1,9-11)

요한 복음사가가 알린 것처럼 유다인들은 자신들의 왕을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빌라도가 거듭해서 질문한 ‘당신이 유다인의 임금이오?’라는 말에서처럼 예수님은 ‘유다인의 임금’이라는 죄명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도 임금으로 반기지 않았지만 예수님은 유다인의 임금으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유다인의 임금이십니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유다인의 임금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유다인의 임금이 아니십니다. 왜냐하면 유다인만의 임금으로 오신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서는 안 될 분이셨습니다. 어찌 바닷물이 작은 항아리에 담겨질 수 있단 말입니까? 유다인들은 억지로 바닷물을 퍼다가 항아리에 담고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바닷물은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유다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살리기 위한 물로 ‘거기’, 바다에 살아계십니다.

우리는 오늘 이분을 ‘우리의 왕’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항아리로는 담아낼 수 없는 분이 스스로를 낮추어 오셨고, 죽으실 수 없는 분이 이 세상을 위하여 죽으신 것을 기념하고 기억하며 찬미와 감사를 드리기 위해 그분을 우리의 왕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당신은 저희의 왕이십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에게 예수님은 왕이십니까?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실 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내가 사는 아파트의 값이 올라가고 땅값이 올라가는 꿈을 실현해 줄 그런 예수님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고자 하는 사람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으로 행복해지려하지 마십시오. 돈이 있는 한 예수님은 왕이 될 수 없습니다. 명예나 권력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예수님을 왕으로 모실 수는 없습니다.

왜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까? 그들의 눈을 멀게 했던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자신들에게 필요한 예수님만 찾았기 때문입니다. 유다인들만 구원하는 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항아리에 바닷물을 다 담으려는 사람들, 자신의 항아리만 채우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을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고,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결코 예수님을 왕으로 모실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당신의 나라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나라를 위해, 자신을 미워하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일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찾고 자신 안에 갇혀계신 예수님을 놓아드림으로써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이 예수님임을 선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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