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9.수
요한 복음 15장 1-8절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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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이란 씨앗 김동하 신부
연주가가 음악을 감동스럽게 풀어내는 길은 곡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심오하고 거침없는 연주는 곡을 이해하려는 거듭된 연습에서 이루어집니다.
모든 일이 다 한 가지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탐스런 열매를 내기 위해서는 안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삶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겸손함이란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겸손함이란 몸과 마음을 낮추는 것으로 인간의 삶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머무를 때 생깁니다. 몸과 마음으로 겸손함을 심고 가꿀 수 있어야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것은 하늘께서 땅이 되신 것입니다(요한 1,14 참조). 드높으신 분께서 비천함을 마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이 아버지 안에서 하나로 머물러 있었기에 생긴 겸손입니다. 몸소 겸손을 실천하신 것은 당신 안에 머물면서 당신의 뒤를 따르라는 더할 수 없는 본보기입니다. 삶의 열매를 탐스럽게 맺을 수 있는 길을 알았습니다. 그분 안에 머물면서 겸손함을 키우는 것임을. 그분의 겸손함으로 인간 삶으로 들어가 머무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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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껌딱지
무릎이 말도 못하게 쑤시고 아팠다. 고개도 아프고 등짝도 무너져내리는 듯했다. 끌을 놀리는 손가락은 벌겋게 성이 올랐고 발이 저리고 심지어는 쥐가 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 앉았다 일어서려 하면 도저히 제대로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런 짓을 공무원들 일하듯 9시부터 5시까지 하루 종일 했고, 그렇게 넉 달을 지냈다. 껌딱지는 날마다 커다란 페인트 통에 절반이 넘게 찼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렇게도 껌을 많이 뱉는 것일까.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껌을 뱉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면서도 행인들에 대한 주의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아 아는 사람을 용케도 30여 명이나 피할 수 있었다.
당시 정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 나는 왜 이다지도 의젓하지 못한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렇게 자신을 향해 외쳤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 그것을 바로 네가 한 거야. 알겠지?” 이제부터는 모자와 마스크도 벗어던지고 떳떳이 일하리라. 내 마음에 들러붙은 수치심의 딱지부터 떼어내리라.
다음 날 이렇게 맘먹고 바닥의 껌딱지를 떼어내고 있는 사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정말로 신기하리만치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마음에 두껍게 박힌 껌딱지를 떼는 순간, 세상이 만들어준 마음의 장애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장수명 | 멘토 | <행복한 나그네 매표소 시인, 장수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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