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눈을 뜨라.
-강영구신부-
계절은 생명을 춤추게 합니다. 꽃은 꽃대로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을 뽐내고, 나무는 나무대로 품고 있던 생명의 잎들을 활짝 피워냅니다. 어디에 숨어있다 나왔는지 벌과 나비와 갖가지 곤충들도 싱그러운 계절을 즐깁니다.
성당 앞뜰의 느티나무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너 느티나무 맞니? 느티나무면 느티나무라고 대답을 해봐!”
대답이 없습니다.
느티나무는 대답대신 가지마다 싱그러운 잎사귀들을 풍성히 펼치고 따가운 봄 햇살을 가려줍니다.
제대 위에 촛불을 밝혀놓고 초에게 물어봅니다.
“너 초 맞니? 초면 초라고 대답을 해봐!”
역시 대답이 없습니다. 초는 조용히 자신을 태우면서 주위의 어둠을 밝힙니다.
내가 누구라고 입으로 말해야만 자신의 신원(身元)이 밝혀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체로 내가 누구라고 입으로 소리치는 사람들은 사기꾼일 경우가 많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는 ‘내가 그리스도’라고 스스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언제나 마귀들이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마태8,29)이라고 소리칩니다.
어둠이 빛을 가장 민감하게 감지(感知)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눈을 뜨십시오. 곳곳에서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삶이 기쁨과 경탄과 감사로 가득할 것입니다.(一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