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광현 신부
가톨릭 작가로 잘 알려진 나가이 다카시 박사는 자신의 묘비에 쓸 말도
“저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 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라는 성서의 말씀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나가사키 의과대학에서 방사선을 가르쳤고, 신자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지만 절망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그 사건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읽을 줄 알았던 참된 신앙인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분노로 이 사건을 재앙으로 보고 있을 때, 가톨릭 신자들이 가장 많았던 나가사키의 우라카미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의미를 2차대전과 연루된 모든 민족의 죄악을 속죄하기 위해 희생 제단 위에 번제물로 바쳐진, 하느님의 선택된 희생제물, 곧 흠 없는 어린양으로 해석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신앙인이었습니다. 자신도 많은 방사능에 노출되어 백혈병을 앓았지만 그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놓았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는 충실한 종이 되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를 벗이라 부르시고 당신의 아들로 삼으시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