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 부활 팔일축제 내 토요일
봄꽃이 완연한 따사로운 봄날입니다. 4월의 어느 봄날입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4월이기에 이 봄날이 무덤덤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새롭게 창조되고, 새롭게 부활하는 자연의 신비에 경탄하며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찬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봄날의 화사함과 아름다움이, 내 삶과 마음 안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면, 이 봄날은 그저 한 절기이고 계절이 뿐입니다.
때문에 이 봄날을 맞이하면서 단순히 세상 사람들처럼 그저 봄꽃놀이에 좋은, 자신의 여유 찾기에 좋은, 그런 시기로 여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왜 그 봄날이 화사할 수 있고, 그 봄날의 여유로움은 어디서 오는지, 그 의미를 묵상하고, 그 뜻을 새길 때, 이 봄날은 참 삶의 의미를 알려주는 축복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이들의 말을 믿지 않은 제자들, 다시 말해서 부활 목격자들의 증언을 들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고, 믿지 않은 제자들,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시 살아난 사람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죽음으로써 세상 모든 것과의 단절이란 것이 인간 내면의 보편적 사고방식이고, 또 실지로 우리 현실에서도 죽은 사람이 살아난 것을 실제로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하심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믿는 이들도, 그 내면에서는 예수님의 부활을 이해하고 믿기 어려워하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에서처럼, 주님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만 제대로 부활하심을 믿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머지 열한 제자도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써 그분의 부활을 믿게 됩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그 이후에도 예수님께서는 사도행전의 시작에서 말하듯이 당신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시고, 사십일 동안 그들에게 여러 번 나타 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셨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는, 목격자들의 ‘증언’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직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본 적이 없는 우리들은 역시, 늘 불신의 유혹과 완고함의 유혹 안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참으로 감각적이고 과학적인,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현실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인간에게 예수님의 부활은 참으로 온전히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못 믿는 자신을 바라보며, 오히려 과연 내가 정말 닫혀있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 그냥 그렇게 믿는거야 하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분명하게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 그렇다고 각자의 삶과 인생이, 그렇게 감각적거나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가? 사실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결국 무조건 ‘못 믿겠다’라고 말 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독일 속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백번 부활해도 내가 부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아! 그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증언을 들을 때, 그것이 칭찬이든 험담이든 자신이 살아가는 처지와 맞아 떨어질 때, 그 증언을 받아들일 수 있고 믿게 됩니다.
결국 주님의 부활에 관한 증언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내가 부활한 삶을 살아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에 관한 증언을 믿지 못한 것도, 내가 여전히 의심하고 있는 것도, 실제 삶 안에서 부활의 삶을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부활은 바로 그 3단계의 어린 아이의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른에서 어린아이로 성장한 부활의 삶을 살아갈 때, 봄날의 화사함과 여유로움은 여러분에게 참 삶의 의미를 제공할 것입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으시면 주님의 꾸짖으심을 기억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협조자이신 성령님의 도움을 청하십시오. 이제 우리가 주님의 부활하심을 증언해야 될 차례입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
[강론] 부활 제2주일 2007년 4월 15일 - 곽길섭 신부님
2007. 4. 16. 오전 8:31:34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