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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부활 성야미사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4).
제가 아는 한 분이 온 몸이 완전히 부서지는 교통사고를 당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사고 며칠 만에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하였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그는 아주 가늘게 신음하듯 계속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의 흐느낌은 고통의 흐느낌이 아니라 감사의 흐느낌이었습니다. 자기가 냉담 중에 죽었다면 하느님으로부터 내침을 받아 영원한 죽음과 지옥의 고통에 던져졌을 텐데 자신에게 회개의 기회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는 참 기쁨의 흐느낌이었습니다.
자신은 생각과 말과 행위로 이 세상의 죄라는 것은 모두 다 범했고, 세속의 쾌락과 재물의 탐욕에만 매달려 살았으며, 남을 배려하는 데는 그렇게도 인색하였고, 성당에 교무금은 양심껏 한 번도 내본 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죄를 지을 때는 그것이 죄라기보다 그야말로 세상의 쾌락(快樂) 그 자체라 여겼기 때문에 그 죄들의 무서운 결과들에 대해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것이 그렇게도 지겨웠고, 예전에 고해성사를 어쩌다 보게 되면 진심으로 뉘우친 적도 없고, 큰 죄는 부끄러워 고백도 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냉담을 하게 되었는데 그 세월이 여러 해가 되고 말았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간 가슴 속속들이 묻어나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다가 그는 주님 품으로 건너갔습니다.
한 인간의 참된 부활이었습니다. 그는 부활하였습니다. 육신은 만신창이 되도록 망가졌지만 그의 영혼은 부활한 것입니다. 그를 본 사람들은 그의 망가진 모습에 혀를 내둘렀지만 그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머물러 있었고 눈언저리에는 감사의 눈물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부활이란 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주님이 통치하시는 나라로 건너가는 것입니다. 어둔 밤이 지나 새벽이 밝아오듯 부활은 건너가는 것입니다. 어둠 속에 머물기만 한다면 결코 빛의 세계로 건너갈 수 없고 빛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지 못합니다. 교통사고를 당했던 그는 어둠의 세상에 살 때 그것이 어둠의 세상인 줄을 결코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죽음의 목전에서 그는 그것이 영원한 죽음의 어둠이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는 빛의 세계로 영원히 건너갔습니다.
오늘 밤은 이 세상이 사라질 때까지 일 년 중 가장 거룩한 밤으로 기념되는 밤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성부께로 건너가신 영원한 파스카를 완성하신 밤이기 때문입니다. 이 밤에 우린 이 세상적인 모든 죽음을 넘어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우린 신앙을 고백하고 세례 갱신서약을 하게 됩니다. 나의 생활이 죄의 생활에서 하느님의 자녀의 생활로 옮아가는 것을 갱신하는 거룩한 밤입니다. 이 밤 다시 한 번 우리가 주님을 알게 되었음과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고 새 생활을 하게 되었음을 주님께 무한히 감사를 드립시다.
오늘 우리가 봉독했던 독서를 다시 한 번 기억합시다.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로마 6,3-4). 우리가 다시 태어난 것을 기뻐하며 힘차게 “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를 노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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