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 제3주일 다해 2007. 3. 11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 - 고찬근 신부님

2007. 3. 12. 오전 8:23:08

글자

* 사순 제3주일 다해             2007. 3. 11  문정 2동 성당   
   
  
“기다려주시는 하느님”

여러분, ‘루게릭병’이란 것 들어보셨지요? 근육이 점점 없어져서 나중에는 조금도 움직
이지 못하고, 음식도 못 먹고, 숨도 못 쉬어서 죽게 되는 병입니다.
원인도 치료방법도 모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최근에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갑자기
그 병에 걸리셨습니다. 저와 함께 테니스를 치던 아주 건강했던 분이시고,
30년 와병중인 부인을 성심껏 돌보시던 착한 분입니다. 얼마 전 그분이 입원했던 병원에서
루게릭병이라는 선고를 받고 치료방법이 없어서 퇴원하게 되셨는데, 같은 병실 어떤 사람
이 죽을병도 아닌데 하느님을 원망하는 것을 보고, “나는 죽게 될지도 모르지만 하느님을 절대 원망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살려주려고 애쓰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라고 충고했답니다.

그분은, 하느님이 사랑이시고, 자신을 어여삐 여기시어 고쳐주려 애쓰고 계신다는 것을
어느 날 밤 확신하게 되셨답니다. 한밤중에 부인과 서로 부축하며 화장실에 가다가
함께 넘어지셨는데, 두 분 다 일어나지 못하고 버둥대면서 밤을 새셨다고 합니다.
그때 ‘이렇게 컴컴한 방바닥에서 밤새 버둥대는 우리 두 사람을 하느님이 얼마나
불쌍하게 보시겠는가? 고쳐주시려 얼마나 애쓰고 계시겠는가?’ 라는 생각이
드셨답니다. 그래서 그분은 그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절대 실망하지 하고 투병을
계속할 것이고, 하느님과 당신이 열심히 협력하여 이 병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큰 병에 걸리면 두 가지 반응을 합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원망하고
저주하는 것이고, 하나는 하느님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원망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이 사회구조가, 우리 환경이, 인간의 실수가 저지른 것을 하느님께 뒤집어씌우는 일입니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고통 중에 나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느끼고, 나를 위해 더 아파하시는 하느님을 바로 알고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하느님은 육체의 병을 가진 우리에게나, 마음의 병, 즉 죄를 지은
우리에게나 함께 아파하시고 기다리시면서 위로와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은
항상 우리를 사랑하고, 돌보며, 함께 해주고, 기다려주는 분이시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세상을 잘 다스리고 계십니다. 반면에 우리 인간은 우리 사회를 잘
만들어간다고 하면서, 누군가 잘못하면 바로 분노하고, 단죄하고, 쳐내지만 사회는 개선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처럼 함께하고 기다려주는 그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회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회개 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잘못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기다려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사회는 죄인이나 실수한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매정하게 그를 단죄하고, 왕따시키고, 백안시하며, 용서받을 기회도 주지 않고,
회개할 시간도 주지 않고,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제거하거나 재기불능의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변을 당할 사람이 누가 될지 모른다는 예수님의 그 말씀은


‘너희도 죄인이 될 수 있으니 그때 자비를 입으려면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너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우리 모두 넉넉히 기다려주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3월 12일 월요일 ... 말씀지기 묵상07.03.12조회 32사순 제3주일2007.3.11/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하성호 신부님07.03.12조회 31* 사순 제3주일 다해 2007. 3. 11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 - 고찬근 신부님07.03.12조회 32다해 사순 제 3 주일/열매를 맺겠지요 - 조성호 신부님07.03.12조회 3103월 11일 일요일 .. 말씀지기 묵상07.03.12조회 322007.3.12..월/부족함 많아 보이는 사제 - 허찬란 신부님07.03.12조회 312007년 3월 12일 사순 제 3주간 월요일(다해)/믿음의 속성과 그 결과07.03.12조회 31사순 제3주간 월요일 - 새로운 힘을 주는 사람, 예언자 - 최성기 신부님07.03.12조회 312007.03.11 /[묵상] 십자성호 ㅣ 강길웅 요한 신부님07.03.12조회 32[묵상] 흙밭과 마음밭 ㅣ 허정현 신부님 2007.03.1107.03.12조회 33사순 제3주일 2007년 3월 11일 [강론] 사순제 3주일 강론 ㅣ 서공석 신부님07.03.12조회 32[강론] 어떠한 시련을 주시든 ㅣ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2007.03.1107.03.12조회 322007.03.11 사순제 3주일/무화과 나무의 비유 - 현 바르토롤메오 신부님07.03.12조회 322007.03.11 /주인과 포도원 재배인 - 한창현 신부님07.03.12조회 322007.03.11 /회개와 통회의 필요성 - 도정호 신부님07.03.12조회 32회개는 나부터… - 최재현 신부님 2007.03.1107.03.12조회 32포도원지기가 되자 - 강길웅 신부님07.03.12조회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