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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재의 수요일 2007. 2. 21.
요엘 2, 12-18. 2코린 5, 20-6, 2. 마태 6, 1-6.16-18.
오늘부터 우리는 사순시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우리 역시 이 한세상 움켜쥐는 삶이 아니라, 당신의 본향으로의 여행에 있어 이 생이 타향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로 삼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은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무엇인가를 내어놓을 수 있는 삶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코린토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절”(2코린 5, 20)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 그리스도의 생각과 삶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전하며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이 얼마나 큰 은총입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 사절을 보낸다고 했을 때 아무나 보내지는 않지 않습니까? 나 자신이 그렇게 선택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나의 삶에 좀더 경외심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선택하신 존귀한 몸이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라”(2코린 6, 1)고 말합니다.
그 은총을 은총으로 여기며 사는 삶이란 다름 아닌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이고 구원의 날”(2코린 6, 2)임을 아는 삶입니다. 내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은혜로운 때입니다. 구원의 날입니다. 얼마나 행복합니까? 얼마나 기쁩니까? 내 사는 삶이 은총이고, 구원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기쁜소식)의 말씀을 오늘 듣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순시기, 암울한 시기가 아니라 기쁨의 때이고 구원의 때입니다. 물론 매 삶이 그런 것이지만, 우리를 위해 주님 친히 수난과 죽음의 길을 넘어 부활의 영광에로 가셨다는 것, 우리도 그 길을 함께 걸을 기회를 주셨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은총이며 구원의 길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당신의 길을 걸어가면서 단식하거나 극기를 한다하더라도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것이 아니라,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머리에 재를 씁니다. 한 해 동안 내내 방안에 걸어두었던 가지를 태워 남은 재입니다. 내 삶이 녹아나 있는 가지를 태우면서 우리 역시 나를 태워야 합니다. 태워야 할 나는 무엇일까요? 모든 것을 다 태우고 새로 거듭나는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무엇을 태워야 그분과 함께 기꺼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요? 먼지 같은 내 삶, 결국 아무리 바등거려도 그렇게 주님 앞에 서게 되고, 그렇게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걸 깨닫고 가벼이 살면 어떨까 하지만, 세상 사는 그렇지 않아서 머뭇거렸던 삶, 이 사순시기에 주님을 묵상하면서 다시 도전해 봄이 어떨런지…. |
다해 재의 수요일/먼지 같은 내 삶 - 조성호 신부님
2007. 2. 22. 오후 1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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