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9 /가브리엘 성서대학 제1회 졸업식 미사 - 하성호 신부님

2007. 2. 10. 오전 11: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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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성서대학 제1회 졸업식 미사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님의 論語 學而 편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기쁨은 그 기쁨을 아는 사람이 계속 그 기쁨을 누리려 합니다. 배우는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공부 이야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배우는 기쁨을 맛본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배우려 합니다.

배우는 기쁨을 아는 분들이 오늘 가브리엘 성서대학을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하신 그 일도 축하를 받아 마땅하지만, 무엇보다도 배우는 기쁨을 발견하신 분들이라 더욱 축하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나이에 공부는 무슨 공부!”하시면서 손사래를 치시지 않고, “배우는 데는 나이가 따로 있나!”하시며 용기를 가지시고 가브리엘 성서 대학에 제1기로 등록하신 것이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이 나이에 무엇을 배우겠노, 들었봤자 금방 잊어버리는데”하시며 처음에는 망설이기도 많이 망설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금요일이 기다려지고 함께 배우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큰 기쁨이란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구약의 집회서에 보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배우지 못한 자들아, 내게 가까이 오너라. 내 배움의 집에 와서 묵어라. 너희는 어찌하여 아직도 지혜 없이 지내며 너희 영혼은 극심한 갈증에 시달리느냐?”(집회 51,23-24). “이제 머리에 남는 것이 없어서...”라며 배우는 것을 망설이는 분에게 저는 “콩나물 법칙”을 들려주곤 합니다. 아마도 연세가 드신 분들은 대부분 콩나물을 키워보셨을 것입니다. 콩나물을 키울 때 수시로 물을 주는데, 대부분의 물은 주자마자 물동이로 빠집니다. 그래도 콩나물은 자랍니다. 마찬가지로 귀동냥을 자꾸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식이 쌓이고, 신앙진리에 대한 명오(明悟)가 열리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당구풍월(堂狗風月)이라 하였습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끊기 있게 배우면 우리의 지혜는 자라게 되어있습니다.

가끔 자신은 신앙이 약하고 교리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고 고백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그런 분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은 본인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배워야 합니다. 배우기 위해서 부지런해야 합니다. 자투리 시간을 가지고 배우겠다고 생각하면 판판이 실패합니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배우는 시간을 확실히 확보하여야 합니다. 배움의 시간은 그 어떤 일에도 빼앗기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참으로 부지런해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의 특징이 바로 부지런하다는 것입니다. 게으른 사람은 공부 못합니다. 성서대학에 등록하여 오늘 졸업하시는 여러분들께서는 아마도 지금까지의 인생살이를 참 부지런하게 꾸려오셨을 것입니다. 참 잘 하셨습니다.

신앙을 키우기 위해서도 배워야 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 교부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믿기 위해 이해하고,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교회의 가르침을 마음으로 믿고, 마음으로 믿는 신앙 진리를 머리로써 이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믿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정비례하는 것입니다. 믿음이 성숙하려면 끊임없이 공부를 하여야 합니다. 한 때 여호아의 증인들이 가톨릭 신자라면 한사코 잡고 널어졌습니다. 왜냐하면 가톨릭 신자들은 교리에도 약하고, 성경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들이대는 성경이 엉터리라는 것도 알지 못하니까 그들에게 항복을 하는 신자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무지한 것은 자랑이 아닐 뿐 아니라, 내가 배울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탓으로 배우지 못해 무지하다면 그 무지에 대해선 내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늘 성서대학을 졸업을 하시는 분들은 또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참 잘 하셨습니다. 하느님이 천당으로 부르시는 그날까지 배우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그 배운 것을 늘 실천하십시오. 옛 부터 내려오는 우리 교회의 격언이 있습니다. “기도하는 것을 믿고, 믿는 것을 생활하라.” 또 사제가 될 때 주교님은 사제 후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훈계하십니다. “여러분은 복음을 읽고, 읽는 것을 믿고, 믿는 것을 가르치고, 가르친 것을 실천하십시오.” 이 훈계의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졸업하시는 모든 분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뒷바라지 해주신 학장님을 비롯한 모든 봉사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그 희생은 참으로 가치 있는 희생입니다. 힘들 때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을 것입니다만, 그래도 주님과 교회를 위해, 여러분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신 그 노고에 대해 무엇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성서대학을 위해 기도해주신 김영학 도마 회장님을 비롯한 이사 여러분들과 교우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하느님의 강복을 청하며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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