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8일 연중 제 5주간 목요일(성 예로니모 에밀리아니 또는 성녀 요세피나 바키타(다해)
[ 복 음 ]
[마르7,24-30]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 묵 상 ]
오늘의 말씀은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해서 묵상거리를 주십니다.
오늘의 복음에는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여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여인은 이교도였지만 자기 딸이 마귀에 시달리자 예수님을 찾아와서 발 앞에 엎드려 도움을 청합니다.
이교도가 이스라엘사람에게 엎드려 부탁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사람들은 부정을 탄다는 이유로 이교도들을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매우 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여인은 딸의 고통을 낫게 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체면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이스라엘사람인 예수님 앞에 엎드려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오늘따라 예수님의 반응 또한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저 간절히 청하기만 하면 치유해주시고, 심지어는 믿음이 있고 없고를 묻지 않고 치유해주기도 하시던 예수님께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면박을 주면서 청을 거절하십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7,27)
좋게 표현해서 강아지이지, 속되게 말하면 개새끼에게 빵을 줄 수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교도 여인은 이렇게 심한 면박을 받고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강아지로 자처하면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진 것은 주워 먹지 않느냐는 대꾸로 예수님의 마음을 돌이키는데 성공합니다.
여인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씀처럼, 딸의 고통을 측은해하는 사랑의 마음이 이 모든 부끄러움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오늘의 독서에는 아담과 하와가 옷을 걸치지 않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알몸이라고 해서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
사랑은 부끄러움을 없애주고 역경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