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사람 - 정영한 신부님

2007. 2. 6. 오전 10:31:16

글자

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복  음 : 창세 1, 20-2, 4ㄱ, 마르 7, 1-13
 
  방금 우리는 하느님께서 온갖 동물과 사람을 창조하시고 이렛날을 거룩한 날로 정하셨다는 창세기 1, 20-2, 4ㄱ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창조 작품의 걸작은 두말할 필요 없이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에게 당신께서 지으신 세상을 다스릴 권한과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르고 어떤 피조물보다도 존귀한 이유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하고 말씀하시는 권유형에 많은 분께서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한 분 뿐이신데 마치 창조작업을 함께 하는 다른 신이 있는 양, '우리'라는 표현을 쓰시기 때문입니다. 이 의문은 성서가 쓰여진 '히브리어'의 표현법과 그 예를 살펴보면 쉽게 풀립니다. 히브리어에서, 실제 주어는 단수이지만, 말하는 내용의 '장엄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또는 말하는 사람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술어를 복수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하는 하느님의 말씀은 한편으로, 사람을 만드시려는 하느님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동시에 이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장엄하게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사람'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사실 하느님은 인간의 이해와 생각을 초월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이 어떠한 분이시다, 그분의 모습은 어떻다'하고 자신있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서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하느님의 말씀과 행동을 보고서, 특히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성서는 다양한 용어와 여러 가지 사건으로 하느님에 관해서 묘사하는데 그 가운데서 우리의 이해를 돕는데 가장 적합한 단어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한계가 없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성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의 말씀과 행동 안에서 그분의 극진한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이 자기를 만든 주인이신 하느님께 불순종하고 그분을 배반하여 그분에게서 떠나갈 때에도, 하느님께서는 끝까지 사람을 포기하시지 않고 다시 당신께로 돌아오게 하신다는 사실을 성서는 증언합니다. 자연과 역사 안에서, 그리고 당신께서 선택하신 사람들을 통하여 끊임없이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신 것도 부족하여, 하느님께서는 마침내 당신 친히 이 세상에 들어오셔서 사람들의 온갖 고통을 짊어지시고 죽음까지 당하셨습니다. 자식을 위하여 제 목숨을 내어놓은 부모에게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이 어느 정도 반영됨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로 만들어졌다면, 당연히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이 드러나게 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본질인 사랑으로 우리를 만드셨으므로 우리 역시 사랑의 삶을 통하여 우리 안에 언제나 하느님께서 머무시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께 불순종하고, 당신을 배반하며, 죽이기까지 한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매일의 삶 안에서 닮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마음과 행동 안에서 미움과 시기, 거짓과 불신, 탐욕과 이기심, 불목과 불의 등을 없애버리고 이해와 진실, 그리고 욕심없이 다른 사람을 위하며, 정의를 추구하는 자세를 가리킵니다. 참다운 사랑만이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켜주고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구원해주는 힘입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을 닮은 삶을 살아갑시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정영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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