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한 것이 귀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고향 나자렛에서 기적을 행하시길 거부하셨다. 고향 사람들은 도무지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우리가 저 집 내력을 다 알고 있고 코흘리개 때부터 자라온 역사를 다 알고 있는데 뭐가 그리 대수겠는가! 괜히 무게 잡지 말고 다른 동네에서 많이 베풀었다는 기적을 여기서도 한번 일으켜 보시지. 고향 사람 덕 좀 보자’는 식으로 수군대었을 것이다. 그러나 은총은 믿음과 겸손으로 청해야 한다. 한 집안, 한 고향, 혈연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특혜가 아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사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고 하시고, 믿음을 지닌 이방인인 시돈지방 사렙다 마을의 과부와 시리아 사람 나아만이 이스라엘 사람들에 앞서서 하느님의 은총을 입었다는 사실을 거론하셨다. 우리는 늘 우리 가까이에 있고 흔히 있고 자주 마주치고 늘 대하는 사람들과 사물들과 일들에 대해서 그 소중함을 망각하고 함부로 대하고 평가절하하기 쉽다. 자주 접하기 때문에 별것 아니라 생각하고 함부로 취급하기 십상이다. ‘흔하면 천하다’고 했던가! 그래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예의를 갖추지 않고 대하며, 물, 공기, 흙 등 우리 가까이 있고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을 마구 훼손시킨다. 자주 영한다고 성체를 정성 없이 영하고,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녔다고 성당 안에서 함부로 떠들고 복장도 멋대로 입곤 한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어린시절부터 자주 보아왔기 때문에 그분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없었다. 진정 소중하고 존귀한 것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익하고 가장 필요한 것을 우리 가까이에 풍부히 허락하셨다. 물, 공기, 흙, 태양, 가족들을 생각해 보라. 또 하느님께서는 바로 우리 안에 사시길 원하시고 거주하신다. 주님의 몸도 우리가 쉽게 모실 수 있는 음식의 형태로 마련되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생활의 고귀함을 발견하고 사랑할 줄 아는 자가 성인이다. 나자렛 사람들 모두가 예수님을 배척한 것은 아니다.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계셨던 성모님은 예수님을 가장 사랑하고 공경하고 따랐다. 야고보 사도는 주님의 사촌형제였다. 구원은 바로 내 곁에 있기에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늘 만나는 가족, 늘 대하는 사람들, 늘 반복하는 일상생활, 늘 하는 일상기도, 매일미사 등. 여기에 우리의 구원이 영글어가고 있다. 내 주위에 너무도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이다. 이종하(스테파노) 신부/윤일성당 |
흔한 것이 귀한 것이다 - 이종하 신부님 /2007.01.28
2007. 1. 28. 오전 9:25:05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