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전 금요일 2007.1.5/“....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다.” - 하성호 신부님

2007. 1. 6. 오전 10:00:02

글자
주님 공현 전 금요일 2007.1.5.(1요한 3,11-21/ 요한 1,43-51)

요 며칠 동안 사랑으로 가득 찬 요한 사도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 사랑을 얼마나 채웠기에 온통 사랑만이 그에게서 투명하게 비치고 있는 것이겠습니까? 노르웨이의 피오리드(빙하협곡)가 떠올랐습니다. 빙하가 쓸려간 협곡에 생긴 자연 호수는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의 혼을 온통 집어삼켜버리고도 남습니다. 호수가 너무 맑아 호수에 그저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도 멈추질 못하게 합니다. 그것이 아마도 요한 사도가 체험한 사랑의 색인가 봅니다. 그 사랑에 그저 뛰어들고 싶습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1요한 3,16). “....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다.”는 표현은 “남을 위해 죽는다.” 혹은 “남을 대신해서 죽는다.”는 뜻으로 요한복음 10,11.15.17-18과 13,37-38과 15,13에도 나오는 표현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쳐 보여주신 위타(爲他)적 사랑의 모범을 그리스도인들도 마땅히 따라야 합니다.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 행동하는 믿음 야고 2,14-26 참조).

“진리 안에서 사랑하라”는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들을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있어 진리는 무엇입니까? 요한복음에는 “진리”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옵니다만, 예수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라고 하신 말씀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진리는 예수님 당신이십니다. 그렇다면 “진리 안에서 사랑하라.”는 말씀을 우린 “예수님 안에서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바꿀 수가 있겠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보여주신 것 같이 우리도 그렇게 사랑해야 그 사랑이 참된 사랑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셨지만 아낌없이 그리고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하셨습니다.

세속의 사랑은 자꾸만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사랑으로 흘러왔고 지금은 더욱 더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의 욕망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소유(所有)이고 그것은 반드시 죽음을 가져옵니다. 우리가 행하는 사랑은 예수님이 모범을 보여주신 나를 희생하는 사랑이어야 진리 안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희생은 한 마디로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때로는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생명을 파괴하면서까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닮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나의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희생의 사랑을 정말 하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모범을 철저히 따르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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