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전 토요일>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온 날-이기양 신부님

2007. 1. 6. 오전 9:57:57

글자

<주님 공현 전 토요일>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온 날

 

제 1독서 : 1요한 5,5-13 (성령과 물과 피.)
복    음 : 마르 1,7-11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오늘 주님의 세례 장면을 복음으로 듣게 됩니다. 복음을 묵상하면 다음 두 가지가 의문으로 다가옵니다. 첫 번째는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왜 죄 사함의 방법인 세례를 받으셨을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의 공현 축일과 예수님의 세례는 과연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일까?’하는 부분입니다.
   먼저 주님의 공현 축일과 세례와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방박사의 방문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증언, 제자들의 믿음과 추종 등을 통해서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이심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세례자 요한에게서 받은 세례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오,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이심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집니다.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마르1,10)
   이어서 예수님을 직접 증언하는 하느님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1,11)
   이렇듯이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시며 예수님은 사랑하시는 아드님이시며, 성령이 함께 하시는 메시아이심이 확인됩니다. 사실 세례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요한도 예수님을 잘 알지 못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요한1,33-34)
   요한은 세례를 통해서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확신하게 되고 더욱 힘차게 증언합니다. 세례를 통해서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이심을 드러낸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의 30년 간의 사생활을 떠나 공생활을 시작하지요. 이렇게 세례는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주님의 세례에 관한 복음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첫 번째 질문인 왜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 사함의 방법인 세례를 받으셨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요한도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러 요르단 강을 찾으셨을 때 황송하고 두려운 나머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마태3,14)하고 사양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3,15)하시면서 당신께서 세례를 받아야 함을 설득하셨습니다.
   많은 신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죄도 없으신 상태에서 세례를 받으신 이유는 누구나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줌과 동시에 세례 성사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행해지며, 누구나 성령을 받을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신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 역시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마르1,8)고 증언하며, 세례를 통한 성령의 은사를 확인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성부, 성자, 성령의 세례를 이후에도 여러 번 증언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3,5)
   또 승천하시는 그 중요한 순간에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28,19-20)하고 당부하셨습니다.
   세례가 이처럼 중요한 성사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몸소 세례에 참여하셨고,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받을 것이라고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그대로 세례를 통하여 죄에서 죽고 영원한 생명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죄가 있으셔서 받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세례의 중요성과 그 은총을 가르쳐 주시기 위한 모범이었던 것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또 한번 증언합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마르1,7)고 증언합니다. 자신보다 더 큰 스승이 나타나자 제자들을 향해 그분을 따라가라고 지시하는 요한의 강직한 모습에서 우리는 진리를 읽습니다. 드러나셔야 하실 분은 오직 한 분, 주님뿐이십니다.
   다가오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잘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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