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소중한 사람[하유설 신부님]

2006. 12. 12. 오후 6:39:43

글자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하유설 신부(메리놀외방전교회)-

◆남성학을 공부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버지와 관계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나도 아버지와 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버지와 깊은 대화를 해본 적도 없었고, 아버지가 화를 내면 무척 두려웠다. 그러나 중년기에 들어 남성학을 공부하면서 아버지와 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화를 걸기 전에 아버지와 할 이야기를 미리 준비하였고 그러면서 차츰 각자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만나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게 될 때도 이야깃거리를 준비했다. 1992년 2월에는 식사를 하면서 종교 체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 중에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면서 당신이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말씀하셨는데 한 달 후에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겨우 아버지와 가까워졌는데…. 나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죽음도 우리의 사랑을 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과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큰 축복을 주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아버지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무엇보다도 크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선물이었다.
예수님도 오늘 비유를 통해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어떤 목자가 양 백 마리 중에 한 마리를 잃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 비유의 핵심은 아흔아홉 마리를 잃을 수 있는데도 이들을 두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서는 어리석은 목자에 대한 것이다. 이 비유는 우리 각자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소중하게 여김을 표현하는 것이라 본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랑하는 아이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 아버지께 소중하고 고유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가족과 공동체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열쇠다. 이번 대림절에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자. 또 가정이나 공동체나 직장 안에서 내가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이에게 그의 소중함을 표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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