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주년] 주님의 공현(公現) | 전례생활

2006. 10. 26. 오후 6:00:25

글자
주님의 공현(公現)

공현이란 말은 ‘나타남, 나타내어 보여 줌’이란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유다 민족뿐만 아니라 온 세계에 당신이 누구신지 보여 줌으로써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음을 알려 주셨다.
옛부터 교회는 이 축일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중 세 가지의 중요한 신비를 기념함으로써 예수께서는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심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상한 별의 인도로 동방의 세 박사[삼왕]가 베들레헴까지 찾아와서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마태 2,11).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이 예물들은 예수께서 누구이신지를 상징하고 있다(마태 2,1-12 참고).
황금은 모든 금속 중에 가장 귀한 것이고 변치 않으며 찬란한 빛을 내기 때문에 왕에게 드렸던 선물 중 하나이다. 그들이 아기에게 황금을 드린 것은 예수님이 비록 아기지만 왕이라고 고백하는 행위였다.
유향은 신에게 바치는 제사에서 경신행위로 드리는 것인데 예수께 이것을 드리는 것은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행위이다.
몰약은 시체에 바르는 것으로 죽음을 상징하는데 이것을 아기 예수께 드리는 것은 하느님의 아들이요, 세상의 왕이지만 죽을 수 있는 참사람임을 고백하는 행위이다.
세 박사의 예물은 예수님이 신인(神人)으로서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분이심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것이다.
주님의 공현은 주님 공현 다음 주일인 주님 세례 축일에서도 드러난다.
예수께서 사생활을 마치시고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며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하시며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려 주셨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주님을 드러낸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길을 닦을 선구자 요한을 미리 보내셨고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요한 1,34)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요한 1,30).

주님 공현 전례
주님 공현 대축일은 교회력의 가장 오래된 큰 축일이다. 한국에서는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내고 있다[원래는 1월 6일].

〈 우리의 생활 〉
○ 이미 우리는 그리스도의 나타내 보이심[공현]을 보았기에 신앙의 빛을 받았다.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신앙의 별을 보고 예수님께 조배드릴 수 있음을 감사드려야 한다.
○ 지금은 동방박사들을 인도하던 별도 나타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세례도, 요한의 증언도, 가나의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이교 백성들에게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여야 하겠는가? 이미 그리스도를 경배한 신자들인 우리가 별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께 조배드리고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릴 수 있도록 전교할 때이다.
○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기까지 성탄 판공성사를 받지 않았다면 빛 잃은 별이 아니겠는가? 이 주간으로서 성탄시기가 끝난다. 헤로데와 같이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보내고 뒤로는 엉뚱한 음모를 꾸밀 생각이 아니라면 고백소로 달려가 꺼져가는 신앙의 빛을 다시 밝혀야 한다.

주님의 공현 축일에 다음과 같은 민속이 있다.
삼왕뽑기 놀이:세 개의 빵 속에만 콩을 넣어 콩이 들어있는 빵을 집은 사람들을 세 박사로 뽑고, 뽑힌 사람들은 분장을 하여 2천년 전 베들레헴에서 있었던 세 박사의 조배를 재현하는 놀이이다.
집 강복:어떤 곳에서는 집을 강복하고 연도(年度)와 세 박사의 이름의 첫 글자[멜키올:M, 발다살:B, 가스발:G]를 문턱에 적어둔다. 이것은 세 박사와 같이 주님을 모신 집이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구유에 세 박사의 모형을 등장시키는 정도이지만 이 축일의 의미를 살려 더 아름답게 지내는 풍습을 길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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