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녀 아녜스(+304) 동정 순교자
12살의 어린 나이에 순교의 월계관을 받은 성녀 아네스의 축일이다.
성녀 아네스만큼 일찍부터 교회의 공경을 받아온 성인은 드물다. 그녀는 로마 순교자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성인 중의 한 분이다.
이미 354년에 작성된 순교자 달력에 성녀의 이름이 들어 있었고, 성 암브로시오 주교도 저서 《동정녀들》에서 성녀 아네스를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고 있다.
로마의 어느 부유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태어난 성녀는 어린 나이에도 출중한 미모 때문에 많은 사대부 도령들의 청혼을 받았다고 한다. 그 때마다 성녀는 ’나는 이미 약혼하였다’고 말하였고, 도대체 누구랑 약혼하였냐는 끊임없는 질문에 ’나의 약혼자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박해가 한창 중인 당시에 성녀는 어린 나이에 이미 순교를 각오하고 있었다. 청혼자 중 하나가 성녀를 밀고함으로써 법정에 서게 된 성녀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발가벗긴 채로 창녀촌에 보내진 성녀에게 천사가 빛의 망토를 입혀주어 정결을 보존해 주었다는 전설도 있다. 다시 잡혀온 성녀는 다른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도미씨아노 경기장에 보내졌다. 군인들이 그녀를 불 속으로 보냈으나, 불길이 그녀를 피해갔다고 한다.
결국 성녀는 창으로 목이 찔려 숨을 거두었다. 성녀의 순교일은 정확하지 않으나 304년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284-305)의 박해기간으로 추정된다.
부모와 친구들이 성녀의 시체를 수습하여 비아 모멘따나 카타콤바에 안치하고 밤을 지낼 때, 아름다운 동정녀의 무리들이 원을 그리며 나타나 성가를 부르는데 그 한가운데 기쁨에 찬 성녀 아네스가 있었다고 한다.
성녀의 손에는 약혼반지가 그 옆에는 어린양(아뉴스, Agnus)이 있었다고 한다. 350년경에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딸이 성녀의 묘지 위에 아네스성당을 건립하였고, 교황 호노리우스 1세(625-638)가 증축한 이래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녀 아네스는 동정녀들의 상징이 되었고, 예술가들은 성녀를 어린양으로 묘사하였다. 로마에는 오늘 두 마리의 양을 축성하여 그 양털로 빨리움(Pallium, 대주교나 교황의 목에 걸치는 영대 같은 견의)을 만드는 관습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