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복만 신부는 1910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1935년에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1942년 그는 일제의 수탈과 핍박을 피해 조국을 떠난 조선인 양 떼를 찾아 만주로 파견됩니다. 그는 해방이 되어 귀국하다가 만주의 장춘 교구장인 고 주교를 만납니다. 그때 고 주교는 “지금도 만주에 조선인 교우가 남아 있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임 신부가 “아직도 많은 교우가 남아 있습니다.” 하자, 주교는 “목자가 자기 양들을 버리고 가면 그 양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임 신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착한 목자는 자기 양들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라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귀국길의 발걸음을 돌려 양들을 찾아 만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 뒤 그는 45년 동안 긴 감옥 생활을 하고, 지하 교회에서 비밀리에 사목 활동을 하다가 또다시 투옥되어 온갖 고문과 구타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참고 이겨 냈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수난과 핍박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젊은 시절의 다짐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1984년 중국의 조선족 신자를 통해 임 신부의 생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고령의 그는 귀국을 권유받지만, “비록 고국이 그립기는 하지만 목자인 내가 어찌 불쌍한 양 떼를 버리고 나만의 안녕을 좇을 수 있겠느냐.” 하며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는 중풍과 노환으로 거동이 힘들어지자 중국에 있는 신자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1992년 귀국합니다. 그리고 1994년, 하느님의 품에 안깁니다. 평생을 양들에 대한 사랑으로 살았던 그는 목자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 준 우리 시대의 착한 목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