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7일부터 19일까지 2박3일 동안 서울 선택 124차에 참석했다. 봉사자들은 수사라는 신분을 숨기고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초대해와서 그렇게 했다. 나말고도 같이 간 동료 수사님과 인천교구 신부님한분, 그리고 신학생이 ’직업 숨기기’에 동참해야 했다.
선택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자료들과 질문들은 수도생활을 하면서 자주하는 질문들이라 그리 어려움은 없었지만, 나눔 때에 신분을 숨겨야하는 어려움은 정말로 답답했다. 나의 삶 속에서 수도회 입회전까지만 달랑 이야기를 해야 하기에 답답했다. 하지만 많은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감사했다.
같이 선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교구 신부님은 작곡가로도 유명하신 분이다. 그래서 일주일 뒤에 있었던 재 모임 때 멋드러지게 노래를 불러주셨다. 가사가 너무나 내 마음 깊이 다가왔다. 물론 멜로디도 좋았다. 그래서 당장 집에 오자마자 신부님께 이메일로 악보좀 보내달라고 부탁 드렸고, 바로 신부님께서 악보를 보내주셨다. 곡은 들려드릴 수 없지만 가사라도 느낌 식구들과 나누고 싶다. 가사로 쓰인 시는 호인수 신부님의 작품이다. 신부생활을 하면서 느끼신 것을 그대로 담아놓으신 것 같다.
유아세례 (호인수 신부)
때 묻은 나의 두손으로
하얀 네 이마에 물을 붓는다.
너를 품에 안은 너의 젊은 부모와
세례를 주고 있는 나는
이미 거짓과 탐욕과 미움으로 오염된 몸
영원히 꽃이기를 바라는
바람마저 부끄러워라.
아무것도 모르는 채 잠든 아가야
눈을 뜨고 우리를 보아라
아직도 우리들은 너에게 줄
평화의 땅 마련하지 못했으니
너의 맑은 눈동자
똑바로 볼 낯이 없구나.
훗날 네가 부모되어 너의 아기 품에 안고
오늘처럼 내게 올 때
그때에도 우리들은 아기 앞에서
이렇게 이렇게
부끄러우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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