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나치스에 10대 소녀 그게 다처
중부독일의 뒤셀도르프에 거주하는 10대 소녀가 네오나치스에 크게 다쳤다.
뒤셀도르프한인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그대로 실는다.
뒤셀도르프 한인회 성명
재독 교민, 주재원, 학생 여러분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하여 지난 4월1일 뒤셀도르프에서 발생하였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처음 들으시는 분을 위해 잠시 이 사건을 설명하겠습니다. 지난 4월 1일 오전 11시 20분 경 피해자인 10대 여학생은 뒤셀도르프의 어느 지역(피해자 보호를 위해 신원과 구체적인 사건 발생 지역은 생략하겠습니다)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머리를 빡빡 밀고 검은 색 계통의 옷을 입은 스킨헤드 4명이 이 학생을 습격한 것은 바로 이 때였습니다. 이들은 너무도 놀라고 겁에 질려 목이 잠겨 비명 소리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는 이 학생을 위협하여 근처의 지하 주차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들은 셔터가 내려진 지하 주차장 입구 앞에서 이 학생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으면서, 이마를 둔기로 타격하고 칼로 목을 긋고 왼쪽 팔뚝에 6 cm 길이의 나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를 새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들은 어디론가 도망쳐 버렸습니다. 보통 이 학생은 일요일 이 시간에 부모와 함께 산책을 나가곤 했는데, 하필 이 날은 손님이 오셨기 때문에 혼자서 산책을 나섰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이 기막힌 우연에 대해 땅을 치며 통탄해 하고 계십니다.
현재 경찰은 여러 명의 용의자를 확보했으며 이 중 한 용의자에 대해서는 혐의가 좀 더 확실한 상태입니다만, 그 외에는 아직 수사에 진전이 없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 연락을 취한 한국의 대사관측에 "피해자는 독일 국적이니만큼 한국 대사관은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독일 경찰의 이러한 치사한 거짓말 때문에 많은 독일 언론들도 이 피해 학생에 대해 "독일인"이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 대사관은 독일 경찰의 이 말을 그대로 믿고 3-4일이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무책임함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재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대사관은 재외 국민들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까? 독일 경찰과 한국 대사관은 피해자 가족과 한국 교민들에 대해 이 점에 대해 명백한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이 사건을 겪으면서 학생이 느꼈던 공포와 절망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리고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 학생이 이 사건으로 받은 충격은 또 얼마나 크겠습니까? 대체 극우파란 어떠한 족속들입니까? 자신들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죄 없는 사람을 이토록 무참하게 짓밟는 그들, 어린 학생에게 그토록 잔혹하고 사악한 폭력을 행사하는 그들, 피해자의 팔에 그렇게 모욕적인 문양을 새겨넣은 그들을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이들은 피해자 집단이 움추러들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는 비열한 집단입니다. 우리 모두 단합합시다. 이는 멀리서 일어난 남의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자녀와 부모 형제, 친구, 그리고 여러분 자신이 바로 백주 대낮에 길거리를 걷다가 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단합하여 우리 한국인들이, 그리고 모든 재독 소수민족들이 결코 그들의 폭력을 두려워하고 무력하게 무릎 꿇는 나약하고 분열된 집단이 아님을 보여줍시다.
우리들이 단합하여 극우파를 규탄하고 독일 당국에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것은 바로 독일 사회가 극우파라는 암으로 인해 썩어들어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며, 그래서 독일 사회 거주 소수민족으로서 독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재독 한인 내부에서 단결하는 것은 물론 다른 소수민족 단체 및 독일의 인권 사회 단체와 모든 민주적이고 양심적 시민들과 연대합시다.
이번 사건의 충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피해 학생과 그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피해자 가족은 이 사건이 공론화될 경우 피해자에 대한 극우파의 공격이 재발될지도 모른다는 커다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 사건을 쉬쉬 덮어두는 것이 바로 극우파가 피해자와 한인을 비롯한 소수민족 전체의 힘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감히 다시 사건을 범할 의도를 만들어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 가족이 많은 어려움과 우려를 극복하고 이 문제의 공론화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해 주신데 대해 한인회 대표로서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여러분, 이 사건에 대해 한인 사회와 독일 사회에 널리 알리고, 이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도록 합시다. 뒤셀도르프 한인회는 이 사건의 해결에 있어 중심에 서서 독일 한인연합회, 대사관, 종교 단체, 유학생 단체 등과 협력하여 여러가지 대처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러한 방안에는 거리 시위, 서명 운동, 현상금 제기, 이러한 활동을 위한 모금 운동 등이 있습니다. 앞으로 사건의 경과와 대책위 활동 등 계속되는 소식은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사건 발생 7일째인 2001.4.7
뒤셀도르프 피습 사건 비상대책위원장 겸 뒤셀도르프 한인회장 정금석 드림
p.s 열받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