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막둥이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답니다.

2000. 3. 10. 오후 8: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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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만큼은 아니지만 잘 짓지 않는 개도 있답니다. 천용 오라버니.

 

천용 오빠 역시 뼈져리게(?) 느끼고 있겠지만 동물은 사람에게 참 많은 것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친구 집에서 ’행복이’라는 발바리 한마리를 키우게 되었는데 불화가 매우 심하던 가족관계가 그 강아지 한마리로 아주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아지 이름 그대로.

 

저랑 친한 몇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작년 크리스마스날 저희 집에도 막둥이가 들어왔습니다. 시쯔라는 중국산 개로 얼굴이 팍 눌린것 처럼 생기고 다 큰 것은 마치 사람 얼굴과 비슷하게 생겨 암튼 한번보면 좀 인상에 남게 생긴 개지요. 그 종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필요한 상황-위급, 먹을것 앞에 놓고 다가가지 못할때 등 외에는 절대 짓지 않습니다.

 

 이름은 짱구인데, 짱구를 키우면서 느끼는 기쁨이랄까, 즐거움이란 것은 일일히 설명하기도 힘들고 지면이 모자랄 수도 있어 생략하겠습니다. 하여튼 요즘엔 짱구때문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절대 아닙니다. 예뻐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니까요. 대형서점에 가도 30분 이상 서서 책을 보는 코너가 하나더 생겼습니다. 물론 애견에 관련된 책이죠. 대형 할인매장에 가면 애견 코너에서 시종일관 발을 떼지 못하고 혼자서 히죽거리는 습성까지 생겨버렸습니다. 일례로, 회계의 주 업무인 장보기로 역삼동 월마트에 가면 장보기 전에 새로 나온 애견 용품이 없나 먼저 찾아봅니다. 돈이 없어 사진 못하더라도. 이런 제 생활의 변화도 일일히 나열하기 힘들군요.

 

개는 주인을 많이 닮나 봅니다. 뭐든지 잘먹습니다. 저도 그렇고 저희 어머니도 그렇고 식성이 매우 좋은 편인데, 짱구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맥주 먹는 강아지 보셨습니까? 김도 먹고 순대도 먹고 심지어 김치 담글때 몇조각 썰어 넣는 무도 먹습니다. 좀 엽기적이죠...물론 사료를 가장 많이 먹이지만요.

 

아파도 뛰어 나도고, 볼일을 보다가도 뛰어 나옵니다. 먹이를 먹을 때 빼곤 가족들이 왔을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달려나와 반깁니다. 가끔 아무나 반겨서 문제이지만요. 물론 이것이 평생의 일과이지만 이런 한결 같은 태도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가족관계겠죠. 이전부터 지금까지 아주 화목하다고도 그렇다고 불화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짱구 덕분에 아버지랑 이야기 하는 기회가 많아졌고 형제끼리 병원비를 합쳐서 내는 등 가족에게 작은 변화가 생겨서 좋습니다.

 

외롭다고 느끼거나 뭔가에 서운함이 느껴지는 분들에게 애완동물 키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인간관계처럼 서로 갈등 안해 좋고, 지나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내가 줄 수 있는 만큼의 애정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

 

항상 인간이 우선이겠죠. 그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나눔과 배움이란게 반드시 인간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닌것 같습니다.

 

사실 짱구에 관해선 굿뉴스에 항상 글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혹, ’그깟 개xx’ 이야기로 치부해 버릴 사람들이 있을까 두려워 망설였는데 천용 오라버니의 글을 읽고 용기를 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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