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뿔 뽑다가 황소잡지 말자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기업은 세계경영이 주류를 이루는 추세이고 국가는 블록화 및 FTA 등의 수단을 통해 문턱 없는 경쟁시대를 극복해 가고 있는 중이다.
바야흐로 기업은 지구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 경영전략을 적절히 구사(驅使), 가장 이익적인 방법으로 경영자원을 활용해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들도 지역적으로 결합하고 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자국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추세이다.
지금 현안으로 등장한 쇠고기 협상도 단순한 교역조건의 타결이라기보다는 韓 美 간 FTA의 조속한 비준을 염두에 둔 사전적 포석의 성격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대통령의 과욕이 끼어들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협상결과가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게 된 것은 누구나가 다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정에 이르러 국제법이나 국내법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막말을 하자면 당장 협상결과를 무효로 선언하고 재협상을 추진하고 싶다. 그래도 성이 안 풀려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어 제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감정은 일처리에 아무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도라는 것은 수천 년 이어 내려오면서 다듬어져온 문화의 소산(所産) 아닌가? 때때로 법을 지키는 일이 개인에게 손해가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공동체 전체에겐 약속이나 법을 지키는 일이 항상 이익이 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 자기 책임 하에 체결한 계약은 지켜야 하고 공법도 철저히 지켜져야 종국(終局)에는 도움이 된다.
여태 것 촛불을 켠 의도가 대통령의 잘못을 질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일단 끄고 기다려보는 것이 어떨 런지. 앞으로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안녕을 지키는 일에 반하는 일’을 저지를 때가 있다면 그때 촛불을 다시 켜도 늦지는 않다.
참아냄(endurance)의 지혜가 없으면 쇠뿔 뽑다가 황소 잡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 일 수다. 혹시나 고유가로 불어 닥친 경제위기 내몰라하면 그 촛불이 내가 담겨있는 그릇마저 태우게 될지 그 누가 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