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의 제2공화국은 민의원과 참의원의 양원 내각제였으며
내각제 특성상 대통령 보다 내각 수반 총리 파워가 더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 내각은 4,19 혁명 직후에 국민들이 세운 민주 정부입니다만.
내각 정부 출범이 1960년 후반기 쯤이던가요?
5,16이 내각 출범 1년도 안 된 이듬 해 그러니까 1961년에 발발했다는 기억입니다.
동네 형님들과 선배들이 라디오와 어디서 구했는지 며칠 지난 신문을 보고 들으며
무장 군인들이 탱크를 앞 세워 총들고 온통 서울 거리를 휘젓고 있다는데도
시원하게 잘 했다며 큰 소리로 떠들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군인들 아주 잘했어. 먹은 게 쑥 내려 가잖아. 모조리 잡아 감옥에 쳐 넣어야 해"
"그것들이 어떻게 정치인여, 지들 먹을 것 밖에 모르는 짐승이지"
"맨날 싸움만 하고 정치는 뒷전이더니 잘 됐지 뭐..자유당이 차라리 더 나앗어"
"죽은 학생들만 억울한 거야, 죽 쑤어 개한테 준 꼴인데 그걸 호랑이가 뺏은 거지"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것은 70년? 박통과 DJ가 1대1로 맞 붙은 대선 때입니다.
박통이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처음 출마한 때인데.
그 당시 전 20대 중반에 서울생활 5년 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96년까지 서울에서 약 30년간 박통과 DJ의 정치 활동을 접한 샘이지요.
서울에 살았다 하여 실상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만.
가까운 친지 중에 정치부 신문기자가 있어서
헷갈리거나 잘 몰랐던 일들을 그를 통하여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각 하에서도 구 자유당 거물급 정치인들이 무소속으로 당선하여 활동했는데
정국 혼란을 주도했던 정치꾼들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그 자들이 어떤 자들입니까?
자유당 시절 독제자에 아부했던 부정부패의 원흉들이고 협잡 모리배들 아닙니까?
그것을 뼌히 알면서 새로운 정부가 휘둘리도록 국회로 보낸 국민들이 문제였고
더구나 여당에 맥없이 끌려 가지 말고 콩콩 따지며 싸우라 했으니....
그래서 싸우면 맨날 싸워 안 되겠다는 앞 뒤가 안 맞는 혼돈의 시대였으며
혼탁한 정치판에 그런 거물 정치인이 아니면 안 된다고 계속 찍어 준 것입니다.
그러니까 독제는 자유당이 했고 소속 의원들이 한 것이 아니라는 격이지요.
그렇듯 당시 국민들은 정치를 몰랐으며 어리숙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을 위한 유능한 지도자가 절실히 요구되고 필요한 때였던 것입니다.
물론 뜻있는 정치인이야 몇명 있었지만
그러한 혼란 정국을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가 없고 점잖은 양반들 뿐이었습니다.
장면 박사와 윤보선 대통령이 대표적 인물들인데
즉 그들은 깔끔한 밥상은 몰라도 개판으로 어지러진 밥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당시 정국을 엉망으로 엉킨 실타래에 비유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많이 배운 학식과 현장에서 엉킨 실타래를 잘 푸는 재주는 별개 아닌지요?
유식한 학자들 중에는 그러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당시 두 분 통수권자는 그런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 당시 정국 수습 능력 정치인이 한 사람도 없었다 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내노라 큰 소리 치던 정치인들 모두가 이름 값을 못하고 속수무책이었으며
하지만 그들의 무능을 나무랄 수 없는 것이
수십년 경륜도 어려운 것이 정치인데 경험 없던 그들이 무엇을 어찌 하겠습니까?
아무리 못 났어도 한 가지 재주는 있다던가...
제사 법도는 모르면서 젯밥 맛은 잘 알아 이익 챙기기 바빴으며
아무것도 한 일 없이 허구헌 날 시비와 다툼으로 1년 가까이 보낸 것입니다.
그 결과 정부와 정치인들을 믿고 좋은 정치를 기다린 국민들만 불쌍할 수 밖에요.
제 이야기는
5,16이 잘 하고 있던 정부 또는 가능성 있는 정부를 뒤 엎은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잘 할 것이라 믿었다가 실망하여 포기한 상황에서 5,16이었음을 말하는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쿠데타를 바란 사람은 없었으며.
생각도 못한 일이었지만 처라리 잘했다고 지지한 배경과 이유를 말한 것입니다.
군사 정부는 국민들이 바라고 기다렸던 국민을 위한 정치를 곧 바로 시작했으며.
정부가 엄두도 내지 못한 일들을 거침없이 또 신속하게 해 냈습니다.
그동안 포기했던 희망과 기대를 비로서 군사 정권이 보여 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새마을 운동은 농촌 개혁을 넘어 혁명과 다름 없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