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2호(2010.04.23)
|
|
* <신발을 신으며> -이해인-
발에 신으면 발신이지
왜 신발이냐고 우기던
어린 조카의 말을 생각하며
신발을 신습니다
무거운 나를
가볍게 지고 갈
나의 신발에게
늘 고맙다는 말
잊지 않으면서
하루의 길을 가면
더욱 정답게 살아오는
나의 이웃
반갑게 웃어주는
거리의 풍경
날마다 새롭게
낮은 자세로 신발을 신으면
높은 곳에 있던 행복도
굽 낮은 신발을 신고
사뿐히 겸손하게
내려옵니다
* <꽃다발> -스즈키 히데코-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커다란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한적한 시골을 향하고 있었다.
그 버스에는 어린 소녀가 타고 있었는데,
그 소녀의 눈길이 자꾸만 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있는
꽃다발에 닿았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소녀는 커다란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꽃다발만 쳐다볼 뿐이었다.
이윽고 버스가 멈추고 할아버지가 내릴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막 내리려던 할아버지는 갑자기 몸을 돌려
소녀의 무릎 위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집사람이 살아 있다면 틀림없이 이렇게 했을 게다.”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뒤 버스에서 내렸다.
깜짝 놀란 소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창문 너머로 지켜 보았다.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할아버지 앞으로
자그마한 무덤 하나가 보였다.
그때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소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집사람도 기뻐할 게다!”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 일을 잊을 수 없었다.
누군가와 기쁨을 나눈다는 것,
마음이든 물건이든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갖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직접 경험한 것이다.
진심을 나눌 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내줄 때,
나누는 기쁨은 몇 배로 커지게 마련이다.
* <포도 다이어트>
몸에도 좋고 미용에도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도 다이어트를 시작한 딸.
하지만 삼일째 되던 날
그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딸을 들쳐 업고 병원을 찾아간 어머니.
어머니 : 선생님, 영양실조인가요?
.
.
.
.
.
.
.
.
.
.
.
.
.
의사 : 농약 중독입니다.
"행복은
손에 쥐고 있는 동안에는
항상 작아 보이지만,
막상 놓치고 나면
그것이 얼마나 크고 귀중한지
깨닫게 된다(고리키)."
다음 주에 교구청에서 피정갑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그럼, 다음 다음주에...
♬ Love Never Fails - Amy s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