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11/23)

2004. 11. 23. 오후 8: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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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23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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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요한 묵시록 14,14-19
나 요한이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머리에 금관을 쓰고 손에 날카로운 낫을 들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사 하나가 성전에서 나와서 그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분에게 큰 소리로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추수할 때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낫을 들어 추수하십시오."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구름 위에 앉은 분이 낫을 땅 위에 휘두르자 땅 위에 있는 곡식이 거두어졌습니다.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으로부터 나왔는데 그도 또한 날카로운 낫을 들고 있었습니다.
또 불을 지배하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있는 천사에게 큰 소리로 "당신의 날카로운 낫을 들어 땅의 포도원에서 포도송이들을 거두어 들이십시오. 포도가 다 익었습니다." 하고 외쳤습니다.
그래서 그 천사는 땅 위에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가지고 하느님의 큰 분노의 포도주를 만드는 술틀에 던져 넣었습니다.


복음 루가 21,5-11
사람들이 아름다운 돌과 예물로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때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이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즈음해서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바로 그리스도다!' 혹은 '때가 왔다.!' 하고 떠들더라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들을 따라가지 마라.
또 전쟁과 반란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끝날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곳곳에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또 기근과 전염병도 휩쓸 것이며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다."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존경을 했던 신부님이 계십니다. 늘 항구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그 신부님의 모습은 늘 저의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끔 해주었지요. 그런데 그 신부님께서 요즘 비난의 화살을 맞고 계십니다. 평신도 주일에 사목회장으로부터 공개적인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평신도 주일 강론은 보통 사목회장이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계십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저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습니다. 또한 신부님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신부님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분리되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면서 사랑을 보여주셨던 주님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누구에게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또 반대로 누구에게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100%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부정적인 판단이 잘못된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을까요? 하긴 저 역시 그랬던 적이 많았습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나쁜 판단을 했던 적이 있지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그 사람 역시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부정적인 판단이 100% 정확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보여주시는 것이 아니라, 저주의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큰 자부심은 바로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돌들과 예물로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은 장차 이룩될 하느님 나라의 기초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 성전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이야기하니 얼마나 듣기 싫었을까요?

사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우리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위의 말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더 큰 반대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러한 반대와 비판을 받을 만큼 잘못하신 것일까요? 바로 우리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 더 올바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라고 하신 말씀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기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합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사람에게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주님께서 그 사람을 따뜻한 사랑으로 받아 주실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을 비난하고 단죄한다면 주님의 영역을 탐내는 큰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며칠 뒤면 교회력으로 새해가 됩니다. 한 해의 마무리의 서 있는 지금, 혹시 비판하고 단죄했던 누군가가 있다면 용서를 청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맙시다.



못자국

남편이 미울 때마다 아내는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를 할 때에는 큰 못을 쾅쾅 소리나게 때려 박기도 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때리고 욕을 할 때에도 못은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남편을 불렀습니다. 보세요, 여기 못이 박혀 있는 것을... 이 못은 당신이 잘못할 때마다 하나씩 박았던 못입니다.

나무에는 크고 작은 못이 수 없이 박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남편은 아내 몰래 나무를 안고 울었습니다. 그 후 부터 남편은 변했습니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며 아꼈습니다.

어느 날 아내는 남편을 불렀습니다.

여보! 이제는 끝났어요. 당신이 고마울 때마다 못을 하나씩 뺏더니 이제는 하나도 없어요.

그러자 남편이 말했습니다. 여보! 아직도 멀었소, 못은 없어졌지만 못자국은 남아 있지 않소?

아내는 남편을 부둥켜안고서 고마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요!! 보이는 상처는 치유 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 아픈말을 하고 사는 우리는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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