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11/18)

2004. 11. 18. 오후 10: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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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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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요한 묵시록 5,1-10
나 요한은 옥좌에 앉으신 그분이 오른손에 두루마리 하나를 들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안팎에 글이 기록돼 있는 그 두루마리는 일곱 인을 찍어 봉하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힘센 천사 하나가 큰 소리로 "이 봉인을 떼고 두루마리를 펼 자격이 있는 자가 누구인고?" 하고 외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두루마리를 펴고 그것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는 하늘에도 없고 땅에도 없고 또 땅 아래에도 없었습니다.
그 두루마리를 펴고 그것을 들여다볼 자격이 있는 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슬피 울었습니다.
그러나 원로들 가운데 하나가 나에게 "울지 마시오.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였으니 그분이 이 일곱 봉인을 떼시고 두루마리를 펴실 수 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또 그 옥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가운데 어린양 하나가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어린양은 이미 죽임을 당한 것 같았으며 일곱 뿔과 일곱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눈은 하느님께서 온 땅에 보내신 일곱 영신이십니다.
그 어린양이 나와 옥좌에 앉으신 분의 오른손에서 그 두루마리를 받아 들었습니다. 그 어린양이 두루마리를 받아 들자 네 생물과 스물네 원로는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 담긴 금대접을 가지고 어린양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 향은 곧 성도들의 기도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당신은 두루마리를 받으실 자격이 있고 봉인을 떼실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은 죽임을 당하셨고, 당신의 피로 값을 치러 모든 민족과 언어와 백성과 나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 내셔서 하느님께 바치셨습니다. 당신은 그들로 하여금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한 왕국을 이루게 하셨고 사제들이 되게 하셨으니, 그들은 땅 위에서 왕 노릇을 할 것입니다."


복음 루가 19,41-44
그때에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셨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이제 네 원수들이 돌아가며 진을 쳐서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쳐들어와 너를 쳐부수고 너의 성안에 사는 백성을 모조리 짓밟아 버릴 것이다. 그리고 네 성안에 있는 돌은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얹혀 있지 못할 것이다. 너는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며칠 전, 어떤 분으로부터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그 분은 화가였고요, 그분이 주신 선물을 자신이 직접 그린 작품을 액자에 넣어 선물로 주신 것이었지요. 너무나도 멋있는 그 작품을 어디에다 걸어 놓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걸어 놓을 장소가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한참 동안 그 장소를 물색하다가 결국 시계를 걸어놓았던 곳을 선택했지요. 그리고 그곳에 있던 시계를 다른 곳에 옮겨 달은 뒤, 시계가 있었던 자리에 그 작품을 걸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주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자꾸만 시계를 본다고 전에 있었던 자리만을 쳐다보게 되는 것입니다.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 지금 제가 있는 이 자리 바로 뒤에 시계를 옮겨 놓았지만, 등을 돌려서 시계를 보기보다는 전에 있었던 시계자리를 쳐다보는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네요.

이렇게 습관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도, 몸이 저절로 행하니 어떻게 막겠습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내 몸에는 어떤 습관이 몸에 젖어 있는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선한 행동이 젖어 있을까? 아니면 주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악한 행동이 습관처럼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복음을 보면 그렇게 강하게만 보였던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는 장면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천년 전에 일회적으로 흘리시는 눈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들의 한심한 모습들을 보시면서도 흘리시는 눈물처럼 느껴집니다. 습관처럼 젖어있는 우리들의 악한 행동들. 그러면서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타성에 젖어서 계속 행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들. 예루살렘 성전이 모두 무너져 뿔뿔이 흩어질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우리들도 악에 기울어져서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아닌지…….

어느 인디언 노인이 자기 내면의 싸움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내 안에는 개 두 마리가 있소. 한 마리는 고약하고 못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착한 놈이오. 못된 놈은 착한 놈에게 늘 싸움을 걸지요."

이 말에 어떤 개가 이기냐고 묻자 노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먹이를 더 많이 준 놈이오."

내가 더 관심을 갖고서 행한 것이 더 큰 힘을 갖게 되겠지요. 내 안에 있는 두 가지 마음 중에서 어떤 마음에 더 큰 관심과 사랑을 쏟고 있나요? 선한 마음인가요? 아니면 악한 마음인가요? 그리고 그 마음을 보시는 주님께서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요?

이제는 눈물이 아닌 웃음을 주님께 선물로 드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선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행동들이 습관처럼 나오게 될 것입니다.


오늘 내 안에 있는 착한 개가 이길 수 있도록 먹이를 더 많이 줍시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함은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함은 존재하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파아란 하늘이 날 따라 옵니다.
구름도 날 따라 옵니다.
그러나 강물도, 바람도, 날 외면한 듯 먼 걸음으로 가버립니다.
한걸음 또 한걸음 옮겨보는 발걸음이 왠지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미워할 사람들도 반가워해야 할 사람들도 지금 내가까이 있음에
그러한 감정을 느낄수 있어 감사합니다.
보기싫은 사람도, 보고픈 사람도 결국은 살아 숨쉴 수 있음이라 봅니다.

육신과 영혼이 분리된 후에는 그러한 느낌도 없음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누굴 죽도록 미워할 것도 가슴아파할 일들도 이제는 큰 맘으로 새겨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결국은 이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고 사랑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생각 좋은 맘으로 오늘 아닌 내일을 소망하며 기다려 봅시다.
그러다보면 보석같은 소중함도 알게 될 것이고
불신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는 맘까지도 잊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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