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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 다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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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말라기 3,19-2ㄱ 보아라. 이제 풀무불처럼 모든 것을 살라 버릴 날이 다가왔다. 그날이 오면, 멋대로 살던 사람들은 모두 검불처럼 타 버려 뿌리도 가지도 남지 않으리라.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너희는 내 이름 두려운 줄 알고 살았으니, 너희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비쳐 와 너희의 병을 고쳐 주리라.
제2독서 데살로니카 2서 3,7-12 형제 여러분, 우리를 어떻게 본받아야 하는지는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게으른 생활을 하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빵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러분 중 어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수고하며 애써 노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 것은 우리가 여러분에게 요구할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우리를 본받게 하려고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마라."하는 말을 여러분에게 종종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가운데는 게으른 생활을 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남의 일에만 참견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들립니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권고합니다. 말없이 일해서 제 힘으로 벌어 먹도록 하십시오.
복음 루가 21,5-19 사람들이 아름다운 돌과 예물로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때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이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즈음해서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네가 바로 그리스도다!'혹은 '때가 왔다!' 하고 떠들더라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들을 따라가지 마라. 또 전쟁과 반란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끝날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곳곳에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또 기근과 전염병도 휩쓸 것이며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는 잡혀서 박해를 당하고 회당에 끌려가 마침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나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그때야 말로 너희가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이다. 이 말을 명심하여라. 그때 어떻게 항변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라. 너희의 적수들이 아무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주겠다. 너희의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잡아 넘겨서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겠지만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참고 견디면 생명을 얻을 것이다."
개굴개굴 우는 자기 자신의 둔탁한 목소리를 너무나도 싫어하는 개구리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그 날도 개구리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 때문에 우울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개구리에게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 이유를 말하자 천사는 개구리의 소원대로 목소리를 아름다운 종달새의 목소리로 바꿔 주었습니다.
개구리는 너무나도 신이 났지요. 그리고 이 개구리는 새로 얻은 목소리를 자랑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개구리 마을로 돌아와 큰소리로 마을의 모든 개구리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마을의 모든 개구리들이 모였고, 이 개구리들에게 둘러싸인 그는 아름다운 새소리로 감미로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개구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둔탁한 목소리로 이렇게 개굴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개구리 목소리가 저렇게 흉측 할 수도 있담!"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개구리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 역시 새 소리를 좋아하면서, 이 새소리를 참으로 듣기 좋은 소리라고도 말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 말을 하지 못하고, 새 소리만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목소리를 아름답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겠지요.
"아이고, 저 사람 참 안됐어."
그밖에도 제자리에 있어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경우는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볼게요.
무더운 여름날 시원하고 깨끗한 물 한 컵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 물이 화장실 변기통 속에 들어 있다면 어떨까요? 같은 물이라 해도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햅쌀밥이 예쁜 사기그릇에 담겨 있으면 먹음직스럽겠지만,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어떨까요? 바닥에 떨어진 순간, 그 밥은 나의 살과 피가 되는 양식이 아니라 필요 없는 하나의 쓰레기로 변할 것입니다. 또한 남편이 아내 곁에 누워 있으면 아무도 나무랄 사람이 없지만, 그 남편이 자기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 곁에 누워 있다면 모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겠지요.
이처럼 자기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다움은 비로소 드러납니다. 그런데 내 자신은 얼마나 내 자리에 충실하고 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그토록 사랑을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얼마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주님께서는 불의에 맞서서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셨는데, 그분을 따른다고 말하면서 얼마나 정의로운 삶을 간직하고 있나요? 그러한 반성 속에 부끄러운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럴싸한 말만을 할 뿐 내 자리를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은 내 자신을 말입니다.
주님께서 이천년 전에 말씀하신 내용의 핵심은 바로 자기 자리를 잘 지키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있는 내 자리가 주님께서 늘 힘주어 말씀하신 사랑의 자리, 정의의 자리가 되도록 하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자리를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미움과 불의를 실천하는 자리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자리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자리를 미움과 불의의 자리가 아니라, 주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사랑과 정의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힘껏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기 자리 뿐 아니라, 물건들의 자리도 찾아주면 어떨까요? 집 안 물건들을 정리 정돈합시다.
오늘의 기쁨(행복한 동행 중에서) 비가 오래 내리면 잘 젖지 않던 딱딱한 건물들도
촉촉히 젖어 듭니다
외벽에 물기가 스며들면 건물들이 조용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겸손해집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침묵 속에서
부드럽게 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비가 오면 우리 마음도 젖어 듭니다
나 잘났다고 이리저리 날뛰던 생각들이
안으로 촉촉히 젖으면서 나와 주변을 되돌아봅니다
그러면서 이해하고 후회하고 사랑도 합니다
우리 마음의 하늘에도 가끔 비가 내려야 합니다
늘 햇빛이 쨍쨍 나면 마음이 기쁘고 맑아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는 아픔, 바람이 부는 갈등 속에서
우리는 성숙해지고 맑아집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맑아질 공기를 상상하면서
크게 숨을 쉬어 봅니다
이것이 오늘의 기쁨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