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정 운동 경험담

2007. 3. 14. 오후 4:08:49

글자

장인진씨 가족 “너 안에 우리가족 행복 있어요”

 
 
“상대방의 안에 예수님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듯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가정이나 사회가 훨씬 더 화목해질 것입니다.”

가정의 달 5월. 그러나 주변에는 부부 간의 또는 부모와 자녀 간의 불화나 무관심으로 고통받는 가정이 점점 늘어가기만 한다. 하지만 경기 부천시 중동에 살고 있는 장인진(45·공무원), 김후근(42·보육교사)씨의 집은 유난히 화목해 보인다. 비결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부부와 지웅(17·고교1), 지헌(12·초등5) 두 아들 등 전 가족이 매주 참여하는 가톨릭 ‘포콜라레’ 새가정운동 모임 덕이다.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라는 의미의 포콜라레(Focolare)는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인류를 한가족처럼 일치시키자는 목표로 이탈리아 트렌토의 여대생 키아라 루빅이 1943년 만든 국제 평신도 사도직 단체. 한국에는 67년 처음 소개됐고 현재 전세계 180여개국의 4백50여만명에게 전파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포콜라레 운동에는 사회혁신을 추구하는 ‘새인류 운동’을 비롯해 ‘새가정 운동’ ‘청소년 운동’ ‘새본당 운동’ ‘사제 운동’ ‘수도자 운동’ 등이 있다. 회원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복음을 읽고 하느님의 영성을 일상의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중 새가정 운동은 가정 안에서 부부간 일치를 이루고 자녀를 올바르게 기르는 지혜를 갖는 것이 목표다.

장씨 부부는 98년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서교동 포콜라레 한국 남자본부에서 열리는 새가정운동모임에 나가고 있다. 이 모임은 다섯쌍의 다른 부부가 함께 한다. 두 아이도 포콜라레 청소년 모임인 ‘젠’의 회원이다.

포콜라레 모임의 핵심은 참석한 부부들이 ‘사랑과 일치’의 복음 말씀을 지난 1주일 동안 가정이나 직장 생활에서 얼마나 어떻게 실천했는지 경험담을 나누는 것이다. “아내가 과일을 세제가 아닌 물로 깨끗이 닦아 달라고 부탁하고 외출했습니다. 나는 세제로 닦으면 간단한 걸 왜 그러나 생각했지만 가족의 건강을 배려한 아내의 뜻을 이해하고 번거로웠지만 끝내 물로만 과일을 닦아 놓았습니다.” “남편이 먹다 남은 청국장을 새로 끓인 된장국에 섞어 놓았습니다. 비위가 약한 나는 불만이 터졌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나와 다를 수 있고 그것을 인정해 주자는 생각에 점심 때 그 국을 먹었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부부들은 이같은 경험담들을 공유하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되새기며 부부간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삶의 지혜로 활용하는 것이다. 자녀교육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큰아들이 학원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와 녹화된 TV 코미디 프로를 보겠다고 고집을 피울 때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니터 앞에 사과를 깎아다 줍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내뜻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없을 순 없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자녀들도 모두 같은 형제들이기에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닐까요.”

모임에서 좋은 경험담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 짜증이나 화를 냈던 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함께 반성하며 교훈을 찾는다. 모임에 나가면서 부부 사이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결혼 초만해도 부부싸움도 잦았고, 특히 싸우고 난 뒤, 며칠동안 서로 말을 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포콜라레를 시작한 이후에는 싸우는 횟수와 냉각기가 점점 줄어들었다. 요즘은 혹 다툼이 생긴다 해도 곧바로 사과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다.

김씨는 포콜라레의 효과를 보고 불화가 심각했던 남동생 부부에게도 모임 참여를 권유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동생 부부는 모임에 나간 지 1년여가 지났는데 부부 사이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한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한번 더 돌아보고 상대에게 무엇을 바라기 전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가족간 화합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부가 말해준 가정의 화목을 위한 소박한 조언이다.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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