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나서다 보니 예전에 보지 못하던 하얀 꽃들이 눈이 띄었습니다, 누가 흰 장미를 길에다 아무렇게나 버렸나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이 집 저 집 문 앞마다 이런 꽃들이 몇 송이에서 여러 송이 그리고 다발로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하고 생각을 해보니 세계2차대전 때 숨진 오스트리아인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성 슈테판 돔에 하얀 장미가 놓인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런데 그 장미를 누군가 이곳 유태인들이 살던 동네 거리에까지 게다가 그들의 이름과 주소까지 적어서 이렇게 각 집 앞에까지...
자세히 보시면 빨간 글씨로 사람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것이 보입니다, 아직도 이 사람을 기억하여 주는 이웃이 있었습니다...
이 행사의 타이틀은 기억의 꽃들입니다, 이때 오스트리아 인들이 8만도 넘게 죽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러나 온 유럽으로부터 나치 수용소에 보내져 죽은 유태인의 수만 수 백만이 넘고 여기에 반나치 인사들, 집시, 장애인, 종교인들까지 합치면 그 수가 얼마가 될지는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분명히 나치편에 들어서 이들과 협력한 전범국가지만 어부지리로 쏙 빠져서 사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자신들의 죄에서 벗어나 아무런 반성도 없이 지금까지 숨어지내오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인 8만이 죽은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고 자신들이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겠지요, 이 행사가 진실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가 궁금합니다, 당신들이 죽음으로 몰아넣어 피지도 못하고 죽어간 꽃들에 대한 진실한 애도함이 없이 이런 행사만 계속되는 것은 겉만 번지르한 거짓일뿐...
성 슈테판 돔 옆에 거대한 흰 벽이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프로이드 박사의 따님이 비엔나를 방문해서 예전에 살던 집들을 방문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오스트리아인들이 그 집들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은 이 집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이야기했고, 때로는 노 코멘트로 일관하였습니다, 수 십년간 살아온 자신의 집들이 유대인들이 수용소로 끌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서 남겨진 집으로 정부가 헐값에 처분했다는 사실을 수 십년간 모르고 살았다면 이야기가 안 되겠지요, 오직 한 사람, 자신의 집을 방문한 그녀에게 나는 유대인들이 당한 일을 알고 있으며 이 집을 자신이 사용하게 된 것 너무나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오직 한 사람!
이민을 통하여 남의 땅에서 몸을 붙이고 살아간다는 것 참 쉽지가 않습니다,
인종주의적 차별도 부족해서
극도의 미움과 적대감으로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
쓰레기처분하듯이
인종청소를 한
나치집단의 역사를 다시 되돌아 보면서
오늘날 온 세상 곳곳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는 이민의 갈등을 바라보는 마음
너무나 씁쓸합니다,
이제 이 세상 어디서나 함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야되는
세계화시대에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만을 기원할 뿐입니다...
비엔나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