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수요일] 사람의 마음
(마르 7,14-23)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빚으시고 에덴동산에 두시어,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신다. (창세
2,4ㄴ-9.15-17)
4 주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
5 땅에는 아직 들의 덤불이 하나도
없고, 아직 들풀 한 포기도 돋아나지 않았다. 주 하느님께서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흙을 일굴 사람도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6 그런데 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땅거죽을 모두 적셨다.
7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8 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 하나를 꾸미시어, 당신께서 빚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9 주
하느님께서는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를 흙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15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
에덴 동산에 두시어,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
16 그리고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17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화답송♡ 시편
8,4-5.6-7.8-9(◎ 2ㄱㄴ)
◎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 우러러 당신 손가락으로 빚으신
하늘하며,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 바라보나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나이까?
◎
○
천사보다는 조금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이다. 당신 손으로 지으신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아래
두셨나이다. ◎
○ 저 모든 양 떼와 소 떼,
들짐승하며,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물속 길을 다니는 것들을 다스리게 하셨나이다. ◎
♡복음♡ 예수님께서는 사람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하신다. (마르 7,14-23)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15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16)
17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물었다.
1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도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19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20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21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22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23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 에덴동산, Wenzel Peter 바티칸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제1독서(창세2,4ㄴ~9.15~17)
그리고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16~17)
'명령하셨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차와'(tsawah)는 원래 '지정하다'(appoint)라는 엄격한 뜻이 있다. 이 단어는 어떤 것을 정확하게 지정하여 다른 것을 선택할 여지를 완전히 없앤다는 뜻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도 '엄하게 명령하다'는 뜻인데, 이 명령은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최초의 금지 명령으로 절대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먹어도 된다'에 해당하는 '아콜 토켈'(akol tokel; you are free to eat)에서 '먹다'라는 기본 뜻을 지닌 '아칼'(akal)이 두 번 반복되어 사용되고 있다.
앞에 나오는 '아칼'(akal)은 부정사 절대형이고, 뒤에 나오는 '토칼'(tokal)은 2인칭 단수 미완료형이다. 여기서 부정사 절대형이 사용된 것은 이어 나오는 동사를 강조하는 것이고, 미완료형이 사용된 것은 앞으로 계속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창세기 2장 16절은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자유롭게 계속 먹을 수 있다'는 뜻이 강조되어 있다.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창세기 2장 17절의 단 하나의 금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에 있어 넉넉한 자유가 부여되었음을 뜻한다.
이처럼 인간은 원래부터 창조주 하느님께로부터 많은 자유와 특권을 부여받은 존귀한 존재였다.
한편, 창세기 2장 17절의 '먹으면 안된다'에 해당하는 '로 토칼'(lo tokal; you must not eat)에서 '로'(lo)는 '아니다'라는 뜻을 지니는 부정 불변사이고, '토칼'(tokal)은 '먹다'는 뜻을 가진 '아칼'(akal)의 미완료형이다.
그런데 부정어 '로'(lo)가 미완료형과 함께 쓰일 때에는 강한 금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창세24,37; 탈출20,13; 레위19,4). 따라서 '절대로 먹지 말라'는 강한 금지 명령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이러한 강한 금지 명령은 실제로 먹는 행위를 금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조차 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창세기 2장 17절은 인간의 절대 순종을 요구하는 하느님의 엄중한 금지 명령인 것이다.
또한, '먹는 날'에 해당하는 '뻬욤 아칼레카'(beyom akaleka; when you eat)에서 '뻬'(be)란 '안'(in)이란 뜻의 전치사인데, 직역하면 '먹는 날 안에'(in the day)이다. 이것은 '먹는 즉시'라는 뜻으로서 하느님의 명령을 불순종했을 때는 그 즉시 형벌이 내린다는 하느님의 엄중한 심판 선언이다.
그리고 '반드시 죽을 것이다'에 해당하는 '모트 타무트'(moth tamuth; you will surely die)에서 '죽다', '망하다', '멸하다' 등의 뜻을 가진 '무트'(muth)가 두 번 반복되고 있다.
여기서 앞부분 '모트'(moth)는 부정사 절대형으로서 '죽는 것'을 의미하고, 뒷부분 '타무트'(tamuth)는 2인칭 단수 미완료형으로서 '너는 죽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부정사 절대형이 동일한 동사 앞에 오면 그 동사를 강조하는 뜻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먹는다면 전혀 예외없이 죽음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복음(마르7,14~23)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황,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20~23)
병행 구절인 마태오 복음 15장 18절에서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란 표현이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인간의 악한 마음이 여러 행동에 투영되지만, 특히 언어 생활을 통해 드러남을 강조적으로 보여 준다.
마르코 복음 7장 21절의 '나쁜 생각들'을 뜻하는 '호이 디알로기스모이 호이 카코이'(hoi dialogismoi hoi kakoi; evil thoughts)가 7장 21절과 22절 전체의 주어이다.
병행 구절인 마태오 복음 16장 19절에서는 '나쁜 생각'을 따로 떼어 사람을 더럽히는 대표적 실체로서 말하기보다는, 단지 악한 요소 중에 하나로만 표현하는 차이점이 있다.
마르코 복음 7장 21절의 '디알로기스모이'(dialogismoi)의 기본형 '디알로기스모스'(dialogismos)는 '생각'이라는 뜻외에 '변론', '의논', '다툼' 등의 의미도 있다.
그리고 '나온다'로 번역된 '에크포류온타이'(ekporeuontai; come; proceed)는 원형 '에크포류오마이'(ekporeuomai)의 직설법 현재 동사로서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마르코 복음 7장 21절과 22절에 나와 있는 나쁜 생각들이 인간의 역사가 끝나는 그날까지 늘 마음속으로부터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계속적으로 나쁜 생각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인간의 마음이 본질적으로 타락하였기 때문이다(예레17,9; 창세6,5참조).
결국 마르코 복음 7장 16절과 20절에서 말하는 사람을 더럽히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what comes out of man)이란 바로 '나쁜 생각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 '나쁜 생각들'이 마르코 복음 7장 21절과 22절에서 12가지 구체적인 것들로 나열되고 있다.
이 열두 가지는 원문 성경에서는 모두 주격으로 사용되어 마르코 복음 7장 21절과 22절의 전체 주어인 '나쁜 생각들'을 열두 개의 항목으로 다시 풀어 주는 형식으로 표현된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열두 개의 항목을 십계명의 순서와 무관하게 나열하고 있는데, 십계명의 순서에 따라 이것을 재구성하면, '중상'에 해당하는 '플라스페미아' (blasphemia; blasphemy; slander; 신에 대한 불경, 모독, 독성, 죄받을 언동, 욕설, 명예 훼손)는 제2계명에, '살인', '악의', '시기', '교만', '어리석음'은 제5계명과 연관되고, '음란', '간음', '방탕'은 제6계명, '도둑질'은 제7계명, '사기'는 제8계명, '탐욕'은 제9~10계명에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십계명 가운데서 대인 관계를 규정한 7계명 중에서 부모와 관련된 제4계명만 빠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불륜'에 해당하는 '포르네이아이'(porneiai; fornications; sexual immorality)는 '포르네이아'(porneia)의 복수형인데, 결혼의 유무와 관계없이 행해지는 모든 종류의 성범죄를 가리킨다.
이 단어는 '간음'이나 '방탕'과 비교해 볼 때 보다 폭넓은 의미에서의 성적 범죄 행위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성적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간음'에 해당하는 '모이케이아이'(moicheiai; adulteries)는 '모이케이아'(moicheia)의 복수형인데, 일반적으로 결혼한 남녀가 자신의 아내나 남편이 아닌 사람과 성적 관계를 갖는 행위를 가리킨다(마태5,28참조).
'탐욕'에 해당하는 '플레오넥시아이'(pleoneksiai; greed)는 '플레오넥시아'(pleoneksia)의 복수형인데, 다른 사람을 해치면서까지 과도하게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을 말한다.
여기서 복수형으로 사용되어 이러한 과도한 욕망들이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날 때는 여러 가지 양상으로 표출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악의'에 해당하는 '포네리아이'(poneriai; malice; wickedness)의 단수형 '포네리아'(poneria)는 '노동', '아픔'을 뜻하는 '포노스'(ponos)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가 주는 모든 해악들을 가리킨다.
'시기'에 해당하는 '옵탈모스 포네로스'(opthalmos poneros; envy; an evil eye)는 '악한 눈'으로 직역되는데, 여기서 '악한 눈'이란 특별히 상대방을 경멸하는 눈짓 가운데 나타나는 오만함이나,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나타나는 시기와 질투 등을 가리킨다.
상대방이 잘되는 것을 보고서 자신의 우월함이 깎이는 것처럼 느끼는 열등 의식인 '질투'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어리석음'에 해당하는 '아프로쉬네'(aphrosyne; foolishness; folly)는 종교적이거나 도덕적인 지각없이 어떤 일에 대해 몰상식하고 도의에 어긋나며 무분별하게 행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말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바리사이들이
정결례의 세부 규정에 얽매여 율법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을 꾸짖으시는 내용입니다.
사실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의 율법 규정에서는 정결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바리사이들은 정결례에 대한 관심으로 이 구분을 더 강화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부정한 대상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부정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금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고 하시며 이
음식에 대한 금지법을 폐지하십니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서 보듯이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뜻대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게 창조되었습니다.
따라서 특정 피조물을 부정하다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정녕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사람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내면에 지니고 있는 악한 생각과 말과 행동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선행과 악행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생각과 지향을 선하고 올바르게 가져야 합니다.
마음 안에 담아 두고 있는 것이 말과
행동으로 옮겨지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 안에 심어 주신 선함과 이성 그리고 양심을 올바로 보존하며, 신앙 안에서 배우고 다짐한 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