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天主)라는 이름의 유래

2010. 1. 8. 오전 11: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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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天主)라는 이름의 유래
 

우선가톨릭을 천주교(天主敎)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개신교)보다 먼저 가톨릭을 전해 받은 중국에서 하느님을 천주(天主)로 부른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주라 함은 하느님을 가리키는 중국식 말이며 이는 천공신 의 개념 에서 유래 합니다.

아래 글을 참고 하세요.

 

1. 우선 일반적인 천공신(天空神) 개념 으로써

하느님은 우리말로는 하늘, 한자(漢字)로는 천(天)의 존칭어인데, 광활하고 높은 창공은 종교적 궁극자 및 최고원리의 상징으로서 인류 종교현상 속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발견 되는 종교 표현 입니다.종교학자 들은 고대인 들이 하늘 이나 땅을 단순한 현상 이나 물체로 예배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나타나는 신적인 힘을 보고 그 거룩함의 신성을 경외한 것임을 밝혀내 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경천 사상 일 것입니다.

 

또한 가장 오래된 문자 문화를 지닌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아누(Anu)신,  가나안 지방의 엘(EI)신, 그리스의 제우스(Zeus)신들은 모두 천공신(天空神)으로서 다신(多神)들 중에서 그들이 아버지 혹은 천상회의의 임금으로서 권위의 상징이었 습니다.

 

세계적 종교로 발전했던 조로아스터교의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 유태교의 야훼(Yahweh), 이슬람교의 알라(Allah)신 역시 천공신 이었는데, 예언자들의 종교개혁에 의하여 최고신에서 유일신 신앙으로 확립되었던 것입니다. 오늘날의 원시 사회 에서도 천공신 신앙이 거의 보편적으로 발견되어 다신적 신앙체계 속에서도 최고신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요루바(Yoruba)족의 올로룬(Olorun)은 비인격적 이고 소리가 없는 천공신인데 최고신으로 신앙되고 있고, 

딘카(Dinka) 족의 느히알릭(Nhialic)은 ‘위’를 뜻하는데 사람들을 만들었고 정의의 원천으로 재앙을 내리는 최고신 입니다.

이와 같은 최고신 개념은 라틴아메리카의 토착신앙 속에서도 발견되어 우주의 주인 · 아버지 · 왕 · 통제자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2.중국의 천(天)개념 

 중국 고유의 사상에는 유교(儒敎)는 물론 도교(道敎)와 민중 신앙에서도 초기부터 근세에 이르기 까지 천 내지 천도(天道)나 천리(天理)의 개념이 최고신 내지 절대원리로서 인간의 인격형성과 상벌의 궁극적 규범으로 존재하여 왔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료인 갑골문(甲骨文)을 보면, 자연과 국가의 운명을 주관하는 최고신으로 제(帝) 내지 상제(上帝)가 나타 납니다. 상제는 비 · 바람 · 번개 · 구름을 좌우 하여 추수를 주관 하며 자연적 재앙과 국가의 멸망권 까지를 쥔 초월자 로서 어떤 자연물이나 자연 전체와도 일치되지 않는 추상적 존재 이며 권위의 원천 이었습니다.

 

왕(王)은 여일인(余一人)이라고 자칭하여 인간을 대표 하며 상제의 축복을 백성 에게 전하는 유일한 매개체의 역할을 하였 습니다.왕이 죽으면 상제의 손님이 된다고 믿었으며[賓於帝], 상제의 명령을 전하는 사방제(四方帝)와 더불어 천상궁전의 일원이 되어 조상신으로서의 권한을 부여 받았 습니다. 서주시대(西周時代)에 들어와 상제는 ‘천’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고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經)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천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상제가 높은 천상의 임금이라는 인격적 표현 이라고 한다면, 천은 창공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면서 천공신 으로서의 최고신 내지 절대원리의 복합적인 뜻을 지닌 상징적 표현 이라고 하겠습니다.

 

천공신으로서의 천은 조물자(造物者)로서 시경에 보면, “하늘이 높은 산을 만들었고 위대한 문왕은 그것을 다스린다”라고 하였고[周頌, 天作], 주재자(主宰者)로서 “하늘이 모든 백성을 낳으시니, 사물이 있은즉 그 안에 원리가 있다”[大雅, 蕩과 烝民]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높은 하늘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서[大雅, 文王]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인간이 알아보기 어려운 면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小雅, 十月之交].

 

서주 초기에 확립된 천 사상의 정치적 측면은 천이 덕(德)이 있는 사람에게 백성을 지배할 왕권을 부여한다는 천명사상과 그렇기 때문에 왕이 덕을 잃으면 천명도 바뀐다는 역명(易命)사상 이었습니다. 천이 백성의 안녕을 중시하기 때문에 천명을 보존하기 위하여는 덕 있는 정치를 베풀어야 된다는 정치이상은 임금과 백성 모두에게 경천(敬天)사상을 가르쳐 주었던 것입니다.

 

물론 정치적 혼란기에는 천을 향한 호소와 탄식의 시들이 씌어지고 정치적 혼란 그 자체가 종교적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사실 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의 노력이 중시되어 가면서도 계속 도덕과 질서의 궁극적 원천으로서의 천신앙은 존중되었 습니다.

중국사상의 황금기라고 일컫는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전국시대(기원전 5~3세기)에 이르면 중국 종교전통의 뼈대를 이루는 세 가지 학파가 고대로부터의 천신앙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정통사상을 대표하게 되는 유가(儒家)에서는 천을 인간 안에 주어진도덕성[論語에서의 德, 孟子에서의 性]의 궁극적 근원으로 해석하여 인간의 본성을 다하여 인격을 완성하는 것이 천을 알고 섬기는 것이라고 하였 습니다. 공자(孔子)의 사상체계에서 천은 밖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인(仁)을 이룬 군자(君子)의 궁극적 규범으로 인간 내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유교의 천사상의 고전적인 예를 논어(論語)에서 찾는다면, 천은 공자에게 도덕적 문화를 전수할 사명을 맡긴 역사의 주재자로서 공자를 이해하는 유일한 길이며 동시에 말없이 4계절을 이루게 하고 부귀와 생사를 주관하는 궁극원리 입니다.

 

3. 한국의 하느님 개념 

고려말부터 주자학이 한국에 전래되면서 위에서 살펴본 복합적인 유교의 천사상이 한국인의 의식 속에 들어오게 되는데, 놀랄 정도로 어떤 거부감이나 알력이 없이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한국인들의 종교전통 안에 천 사상이 깊이 뿌리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국 역사에 나타난 하느님 사상을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역사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천 신앙이 왕과 연결된 점(占)의 기록 내지 종묘제사를 위한 찬가[頌]에서 보여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최초의 하느님 신앙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고기(古記) 등, 지금은 전승되지 않는 옛기록을 인용하여 전하는 왕국의 시조신화(始祖神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 고유사상의 하느님은 오히려 중국의 천 사상에 흡사해서 유교 성리학에서 말하는 천리가 철학화되어 종교성에는 약하지만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런배경 하에서  중국에 처음 그리스도교를 소개하는데 성공한 마테오 리치(Matteo Ricci)신부가 유교경전에 나오는 상제 혹은 천이 그리스도교의 하느님과 같은 절대신 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야훼를 천주(天主)라고 번역하고 유교적 용어를 빌어 그리스도교를 중국 지식인 들에게 소개 하였덩 것입니다.

  따라서 그가 쓴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읽는 조선조 후기의 실학의 선구자요 서학(西學)의 학문적 연구를 시작한 이익(李瀷)은 “천주는 곧 유가의 상제이다”라고 평하였습니다. 이 근본적 공통점이 그리스도교가 짧은 시일내에 한국인들의 심성에 깊이 뿌리박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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