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죽어라! (부활)최강 스테파노신부
부활! 부활의 아침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찾아오는 부활이지만 매년 부활을 맞이하는 마음은 항상 다르다.
올 해의 부활은 육체적으로 지극히 고통스런 성주간을 보내면서 맞이했기에 오히려 꼭 필요한 전례에 집중하면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이 묵상하면서 맞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부활의 기쁨이 여느 때보다도 더 큰 것 같다. 주님의 부활은 언제나 현재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주님의 부활은 결코 허구가 아니다. 주님의 부활은 결코 이천년 전의 과거에 유대인들의 땅에서 일어난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부활은 항상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사건이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부활이 아니고 과거 이천년 전에 ‘있었던’, 혹은 우리가 이생을 마감한 이후에 ‘있을’ 부활 사건이라면 그것들은 우리들의 신앙의 영역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우리들의 존재의 영역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과거와 미래의 부활은 철저히 하느님의 영역에 속한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신앙은 항상 삶 안에서 검증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우리가 부활은 믿는다면(신앙), 우리는 부활의 삶을 살 수 있어야한다(존재). 주님은 이 땅에서 죽으셨다가 다시 이 땅에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들에게 이 땅에서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가능성 역시 활짝 열어놓으셨다. 주님의 부활은 이 땅에서 죽었다가 하느님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길만을 열어놓으신 것이 결코 아니다.
주님이 부활하셨으니 우리도 저절로 부활할 거라고? 천만에! 이 땅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은 우리들의 신앙적 노력을 철저히 요구한다. 마치 병을 낮기 위해서라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웅크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젖 먹던 힘을 내서라도 병원에까지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병의 원인을 알고 그에 대한 합당한 처방약을 받을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신앙인들이 주님의 부활을 의례 이맘때면 지내는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순 기간 동안 이래저래 극기하느라 고생했고, 특히 성주간은 성가 연습이다, 전례 연습이다 하여 많이 바쁘게 지냈으니까 받는 전례상의 선물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부활은 부활 주일이 지나자마자 이천 년 보다도 더 까맣게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좀 더 깊은 물음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왜 당신은 부활을 기념하는가?
주님의 부활이 당신에게 던져주는 가르침은 무엇인가?
아니, 그렇게 복잡할 것도 없이 당신에게 부활이란 무엇인가?
부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황홀한 체험일까 한 번 상상해 보라. 내가 죽었는데, 혹은 내가 점점 죽어가고 있었는데 다시 살아났다! 세상에 이보다 더 놀랍고 충격적인 체험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놀라운 부활의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한 가지 선행되는 조건이 있다. 죽어야 한다! 새 삶을 원한다면 옛 삶을 죽여야 한다. 그러니 지금의 내 삶 안에서 마땅히 죽어야 할 것들이 생생하게 고개를 들고 살아있는 한 나의 부활은 아직 요원하다. 우리가 진정으로 단 한 순간이라도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기를 원한다면, 부활의 가르침을 깨닫기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던져지는 부활의 의미를 붙잡기를 원한다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마음을 비춰봐서 죽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건강하게 살아나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지, 무엇이 다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자기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죽음도 보지 못한다. 자신의 부활은 더더욱 보지 못한다.
좀 더 깊이 있는 부활 신앙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생생하게 부활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부활 달걀에 그림을 그리면서 빼앗기는 시간 대신에 자기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앉아라!
제발 고양이 색깔에 정신 팔지 말고 당신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주시는 주님의 가르침에 집중하라!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먼저 죽어라! (부활)최강 스테파노신부
2012. 2. 14. 오전 1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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